“아나테이너란 말 싫어”…KBS2 ‘영화가 좋다’ 의 조수빈 아나운서

  • 입력 2008년 3월 16일 10시 29분


KBS 2TV 영화 정보 프로그램 '영화가 좋다'의 새 진행을 맡은 조수빈 아나운서(27)는 한채영을 닮았다는 말에 고개를 숙이며 쑥쓰럽게 웃었다.

"요즘은 배슬기씨 닮았다는 말을 더 많이 들어요. 모두 아름다운 분들이라 제겐 너무나 영광이죠"

조수빈 아나운서는 입사 이후 미스 유니버시티 한국대회 3위, 미스 유니버시티 세계 대회 베스트 드레서상 수상 등 화려한 미인대회 경력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굳이 숨기려 한 건 아니었어요. 단지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사실이 아나운서가 되는데 도움이 안될 거 같아 이력서에 쓰지 않았던 거에요. 대학시절의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싶기도 했구요"

◆ '아나테이너' 라는 말 싫어요

자신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아직 쑥스러워 하면서도 시종일관 밝고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던 그는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똑부러지게 대답했다.

"아나운서가 자신의 스타성을 보여주고, 대중들에게 좀 더 친근감 있게 다가가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나테이너'라는 말 자체는 싫어요. 아나테이너가 마치 가장 성공한 아나운서를 지칭하는 말처럼 포장되는 부분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나운서 고유의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 '러브레터'와 '엽기적인 그녀'가 가장 좋아

"영화를 많이 보기 보다는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걸 좋아해요. 여러 번 보다 보면 장면 장면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때가 많잖아요"

어떤 영화들을 여러번 봤냐는 질문에 그가 꼽은 작품은 '엽기적인 그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타짜' '러브레터' '가문의 영광'. 그중에서도 첫사랑의 설레임을 알게 된 '러브레터'와 보면 볼 수록 새롭다는 '엽기적인 그녀'를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저는 '엽기적인 그녀'가 시간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여주인공이 쓰는 시나리오가 죄다 과거와 미래의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잖아요. 둘이 함께 찾았던 소나무가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옮겨져 있거나, '견우야, 나 미래의 너를 만난 거 같아'와 같은 대사들. 미래의 견우나 여주인공이 현재 둘의 사랑을 이뤄지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입하는 게 아닐까요?"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표적인 감독 프랑소와 트뤼포는 말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며,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스스로가 영화 매니아는 아니라면서도 조수빈 아나운서는 이미 영화를 사랑하는 첫번째 방법을 알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영화에 관한 글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영화감독이 꿈은 아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즐기기 위해서니까요. 영화를 소개하는 저 스스로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만인의 연인인 성시경씨와 함께 진행하니 더 바랄게 없죠"

스포츠동아 허남훈 기자 noir@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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