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모든 관객을 만족시킬 순 없죠”

  • 입력 2008년 3월 25일 03시 00분


“성격이 다른 영화제들을 함께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김동호(71·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07년 국제영화제 평가보고서’의 결과에 대해 불만스러워했다. 그는 “특정한 주제를 내건 영화제인 여성영화제나 청소년영화제를 다양한 계층의 관객을 상대로 하는 종합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기준으로 비교, 평가하기는 어렵지 않으냐”고 말했다.

1996년 출범한 부산국제영화제는 1년 예산이 70여억 원에 이르며 해마다 2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영화제.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져온 경제효과는 407억3000만 원에 이르고 1100여 명의 일자리도 가져와 성공적인 영화제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문화부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열리는 9개의 국제영화제 중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만족도’ 부문에서 전주국제영화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수인 3.46점(5점 만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제는 3.81점을 받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번 평가는 영화제를 찾은 관객 150∼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2만∼3만 명이 찾는 일부 소규모 영화제와 20만 명의 관객이 찾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똑같이 150∼200명의 표본 조사로 평가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규모가 크다 보니 모든 관객을 배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관객만족도가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티켓을 구하기 어렵고 숙박업소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에 대해서는 “초기 부산은행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던 티켓을 이제는 편의점과 인터넷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확대했고 금년에 신축되는 호텔이 많아져 숙박 문제는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실을 기하기보다는 외형 확장에 신경을 쓴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지난해만 해도 신작을 소개하는 ‘뉴커런츠어워드’ 부문에서 발굴한 작품과 부산국제영화제가 후반 작업 지원을 해 준 작품들이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 다른 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올랐다”며 “그러한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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