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사당동 씨너스 이수점에서 5∼31일 열리는 ‘웰컴 투 페르시아’전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란 출신의 영화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지그재그’ 3부작과 ‘체리향기’ 등 네 편의 영화를 상영하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성황리에 전시 중인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에서 소개하는 유물들의 사진전도 함께 진행된다.
‘지그재그’ 3부작은 세 작품이 모두 이란 북부의 코케 마을 주변의 구불구불한 길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형식에서 딴 명칭. 가난하지만 삶의 희망을 잃지 않는 이란 사람들을 잔잔한 영상으로 담았다.
첫 작품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친구의 노트를 돌려주기 위해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소년을 다룬 영화로 1987년 로카르노영화제 청동표범상을 받은 작품. 74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지진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코케 마을 사람들을 그렸고 ‘올리브 나무 사이로’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에서 신혼부부 역을 맡았던 두 남녀 배우의 실제 사랑을 다뤘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체리향기’는 자살을 결심한 남자와 그를 돕기로 한 노인이 동행하면서 작지만 소중한 일상의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을 다뤘다. 1997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아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이란은 세계 최초로 제국을 이뤘던 페르시아의 중심지. 극장 로비에 마련된 ‘페르시아 유물 사진전’은 페르시아의 유물들을 통해 화려했던 이란의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다. ‘날개 달린 사자 장식 뿔잔’(사진) 등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에서 선보이는 대표적 유물 사진 40여 점을 전시한다.
‘웰컴 투 페르시아’전을 기획한 안종선 대리는 “페르시아 유물전이 동서양 문화교류의 중심지였던 페르시아 제국 등 이란의 어제를 조명한다면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들은 과거의 영화(榮華)를 뒤로 하고 소박해진 이란의 오늘을 보여 준다”며 “최근 높아지고 있는 페르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돕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매주 월∼목요일 오후 7시 반에 상영된다. 7000원. 070-7017-3319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