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TV 아이들 보면 어쩌라고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변태행위 해본 적 있나요” “가슴 큰데 줄여야…”

“여자친구와 변태적인 성행위를 해 본 적이 있나요.”(‘늑대들의 본능토크’)

“누가 옆에서 팬티 좀 내려주세요.”(‘빤따스틱 핫바디’)

주요 케이블방송 토크쇼 출연자들이 자신의 성관계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몸매 좋은 여성을 남성 패널들이 칭찬하자 사회자는 그 여성에게 “팬티를 내려달라”고 말한다.

심야 시간대(오후 10시∼밤 12시) 방송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시민언론단체에 의뢰해 조사한 ‘2007년도 오프라인 매체물에 대한 모니터링 종합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7일∼8월 6일 지상파와 케이블 TV 심야 시간대에 방송된 455개 프로그램 중 38.4%(175개)가 청소년이 보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별로는 KBS MBC SBS 등 3개 지상파 방송의 234개 프로그램 중 21.4%인 50개가 청소년 시청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케이블 6개 방송사의 221개 프로그램 중 56.6%(125개)가 청소년 시청에 부적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이 부적절한 가장 큰 이유로는 선정성이 꼽혔다.

455개 프로그램 중 24.2%인 110개가 선정성이 지나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음주·흡연(69개), 성 역할 왜곡(69개), 반사회·비윤리성(61개), 폭력·잔인성(61개), 외모 차별(59건) 순이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KBS2, 2007년 7월 20일 방영분)은 여주인공이 병원 원장실에서 “가슴이 너무 큰데 축소해주나요”라고 묻는 등 가슴 부위가 부각돼 선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케이블방송의 경우 ‘판도라의 상자’ ‘늑대들의 본능토크’(O'live) ‘빤따스틱 핫바디’(M.net) 등은 선정성, ‘깊은 밤 초이스 2.0’(코미디TV) ‘tvNgels’(tvN) ‘원더풀 섹스월드’(Q채널) 등은 음란성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벽 복지부 아동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청소년 시청률이 34%에 이르는 오후 10시부터 밤 12시 시간대에 청소년들이 유해 프로그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면서 “청소년 시청보호 시간대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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