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는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곳에서도 잘 적응해 번화한 상업 지역, 거주지 인근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굴파기 올빼미들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먹이가 될 만한 곤충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 한 굴파기 올빼미는 인근의 유명 레스토랑 앞에서 살며 주민들 사이에서 명물이 됐다. 이들과 공존하기 위한 플로리다 주민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사람들의 거주지 안에 작은 땅을 구입해 올빼미들이 살도록 하자는 운동을 했다. 플로리다 당국도 굴파기 올빼미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
건축 허가를 받으려면 건축할 땅에 올빼미 굴이 있는지 먼저 조사해야 하고, 번식기에는 올빼미 굴을 제거하지 못하게 했다.
굴파기 올빼미의 유별난 동족 사랑 또한 흥미롭다. 이들은 어느 정도 자란 새끼 올빼미들이 남의 굴을 돌아다녀도 쫓아내지 않고 모두 자신의 새끼처럼 받아준다.
이들은 평소 일부일처제로 살아간다. 수컷은 짝을 잃으면 자신의 영역 안에서 짝이 없는 새 암컷을 유혹한다. 반면 암컷은 영역을 떠나 수 km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수컷과 짝을 이룬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