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사과 과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마용하(41) 씨는 최근 고향을 떠났다. 사과 재배는 연평균 기온 13도, 여름철 평균 26도 이하여야 가능한데 대구 지역의 기온이 상승해 재배에 적합한 지역을 찾아 나선 것. 상품성 높은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일교차가 뚜렷하고 병해충으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던 마 씨는 강원 양구군의 산골을 선택했다.
김철동(51) 씨는 전남 나주에서 제주도가 주산지인 한라봉을 도입해 5년간 공들인 끝에 올해 처음 수확했다. 수익이 3000만 원이 넘었다.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번져 단골도 많이 확보했다.
온주밀감(귤의 일종)으로 유명한 일본 에히메 현의 사례도 알아봤다. 이 지역의 농민들은 7, 8년 전부터 지중해성 기후에 적합한 타로코(오렌지의 일종)를 재배해 수익을 내고 있다. 여기에는 지자체와 농민간의 유기적인 협조와 신뢰가 큰 몫을 했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해 산악지역으로 이동한 강원 대관령 황태덕장, 꽃가루를 나르는 꿀벌이 없어져 인공수분을 하는 경북 영천의 사과 농가, 파파야 등의 열대과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는 제주도의 농가를 소개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