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루에 한 번 잠에서 깨어나 활동하다 다시 잠을 자는 주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지구와 우주의 근본적인 변화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시간의 척도가 필요하다.
미국 남부의 플로리다 해안을 강타하는 허리케인 연구자들은 초 단위로 폭풍의 움직임을 예측해야 한다. 허리케인은 수개월에서 수년 단위로 대서양을 흐르는 한류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빈도나 규모가 달라진다. 또 그 한류는 수천 년의 주기를 갖고 있는 ‘대양대순환해류’의 흐름에 의해 생겨난다. 바다의 구성성분은 이보다 더 긴 빙하기와 간빙기에 따라 변한다. 이같은 빙하기의 시작과 끝은 지구 자전축의 회전과 관련돼 있다.
빙하기를 연구하려면 시간 단위를 수백만 년으로 올려야 한다. 지질학자들은 유공충의 화석을 통해 수백만 년 전의 지질 환경을 연구한다. 유공충을 통해 지층의 변화를 알려면 수억 년 동안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화학 성분이 대륙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야 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지구의 생성 과정을 알아야 하고, 다시 우주 먼지와 수십억 년의 시간 단위가 등장하는 우주의 생성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매우 짧은 초 단위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1년, 수백 년, 수백만 년, 더 나아가 수십 억 년 동안 일어난 현상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모든 현상들은 시계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