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가 징그럽다고?… 편견을 깨다

  •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EBS ‘지네, 혐오의 허물을 벗다’(오후 11시 10분)=지네는 독이 있다는 이유로 해충이라고 여겨진다. 다리가 많고 괴이하게 생겨 예부터 괴물의 상징이기도 했다. 반면 허리에 좋다는 이유로 재래시장에서 약용으로 팔리기도 한다. 이렇게 상반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네의 참모습을 창립 특집 다큐멘터리로 소개한다.

어둠과 습기를 좋아하는 지네는 강력한 포식자다. 머리 좌우의 눈은 퇴화돼 거의 쓸모가 없고 더듬이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지네의 강력한 무기는 독이빨. 이걸로 먹이를 마비시키고 그 즙을 빨아 먹는다. 송충이 같은 곤충을 주로 먹지만 작은 양서류나 파충류도 공격 대상이 된다.

지네의 독은 사람이 물리면 빨갛게 부어오르는 정도지만 조그만 도마뱀은 즉시 마비시킬 수 있어 사냥에 유용하다.

지네는 곤충으론 보기 드물게 모성애가 강하다. 봄에서 여름에 걸쳐 한 번에 15∼60개의 알을 낳는다.(사진 참조) 지네는 몸을 둥글게 말아 알이 부화할 때까지 보호하고 부화한 뒤에도 수십 일간 먹이를 주며 키운다. 지네 하면 다리가 떠오르는데 이 다리가 최근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지네의 다리와 그 움직임을 연구하고 있는 것. 특히 키에 비해 높고 울퉁불퉁한 장애물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비결을 로봇에 적용해 바퀴보다 유용한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연규 PD는 “외양이 징그러워 나쁜 존재로 생각되는 지네도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똑같은 동물 중 하나일 뿐”이라며 “촬영 전 수많은 자료를 검색했지만 전문 연구자가 없을 정도로 무관심 속에 방치돼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17일 같은 시간에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2탄으로 ‘잡초’가 방영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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