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식객’, ‘비트’, ‘여사부일체…’
스크린에서 흥행한 영화들이 안방극장으로의 상륙을 속속 준비 중이다. 이미 스크린을 통해 친숙해진 작품을 드라마 화하는 것은 인지도 면에서는 유리하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진들의 근심은 따로 있다. 화제성만큼 높은 기대도 충족시켜야 하고, 2시간 안팎의 영화와 달리 20부작이 넘는 긴 호흡으로 변신시키는 것도 숙제다. 그래서 나온 필승의 해법은 이것이다. ‘살을 붙이거나 뼈대만 남겨라.’
● ‘살을 붙여라!’ : 타짜·식객
17일부터 시작한 ‘식객’(연출 최종수·극본 최완규)과 9월부터 SBS에서 방영하는 ‘타짜’(연출 강신효·극본 야설록)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미한 것에 속한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추가했고 새로운 에피소드도 대거 첨가했다.
‘타짜’의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영화가 만화 ‘타짜’ 1부를 토대로 했다면, 드라마는 2부, 4부가 주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작과 영화에 없는 영민이란 캐릭터가 추가됐다. 고니역의 장혁과 영민역의 김민준은 광숙을 맡은 한예슬을 두고 일과 사랑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성현아가 맡은 정마담은 영화와는 달리 전체 20회 중에서 14회 정도 출연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한다는 원칙 아래 원작을 재검토하고 있다.
‘식객’에도 만화와 영화에 없는 인물이 추가됐다. 기존 주인공인 성찬(김래원 분)과 봉주(권오중 분), 진수(남상미 분) 외에 주희(김소연 분)와 민우(원기준)가 등장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주희는 주인공들의 애정관계를, 민우는 경쟁구도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또한 100개의 풍성한 에피소드를 가진 원작의 강점을 살려 영화에 담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최대한 담는다는 계획이다.
● ‘뼈대만 남겨라!’ : 비트·여사부일체
반면 영화와는 다른 전개로 기본 설정 외에 나머지는 변화를 주는 작품도 있다. 정우성 고소영 주연의 97년 영화 ‘비트’(감독 김성수)를 11년 만에 드라마로 만드는 김종학 프로덕션측은 “90년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소재는 같지만 요즘 시점에 맞게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트’ 기획을 담당한 제작진은 “영화가 만화 원작 위주로 그려졌다면 드라마는 요즘 감각에 맞게 상당 부분 각색해서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을 케이블TV 채널 OCN을 통해 방영하는 8부작 TV 무비 ‘여사부일체’는 영화 ‘두사부일체’ 시리즈를 여성판으로 바꾸었다. 조폭과 학교라는 두 개의 뼈대만 남기고, 주인공들의 성별부터 바꿔 변화를 줬다. OCN 전광영 제작국장은 “‘여사부일체’는 영화 ‘두사부일체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이라며 “시트콤 형식의 짧은 호흡으로 매 회 독립된 스토리를 선보이며, 액션과 유머를 덧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