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명장’과 ‘거장’의 이름에는 그 만한 향취가 있다.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그들의 영화가 빛을 발하는 것은 오랜 시간 여운을 남기는 깊은 감동 덕분이다.
그 여운과 향취를 만끽하게 하는 ‘추억 속의 명화’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수십년 만의 ‘재개봉’이든 영화제 회고전이든, ‘옛날 영화’가 주는 감동과 향취는 여전하다.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 극장과 서대문 드림시네마는 20일부터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을 재개봉했다. 1986년 국내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미션’은 다시 보고 싶은 명작의 설문조사 결과에 늘 오르내리는 명작. 롤랑 조페와 엔리오 모리꼬네, 로버트 드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 등 우리 눈과 귀에 낯익은 이들이 손을 잡고 남미 원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친 두 선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종교와 정의 그리고 보편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허리우드 극장은 5월 ‘벤허’, 드림시네마는 ‘더티댄싱’과 ‘고교 얄개’에 이어 새롭게 ‘미션’을 선보이며 ‘추억의 옛날 영화’를 반추하고 있다. 드림시네마는 앞으로 ‘영웅본색’ 시리즈 등 재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7월18일 막을 여는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비롯한 ‘옛날 영화’를 회고한다. 김기영 감독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자신만의 개성적인 색채로서 한국의 60, 70년대 풍경을 스크린에 펼쳐낸 인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마틴 스코세지가 이끄는 세계영화재단이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복원한 ‘하녀’를 선보인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드네임 조란스-東亞諜報活劇映畵(동아첩보활극영화)’ 섹션에서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활극’으로 아우러지는 한국형 액션영화를 상영한다. 한국 액션영화의 대명사 박노식 등의 한바탕 ‘활극’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역시 ‘하녀’를 비롯해 전작을 상영하는 ‘김기영 감독 10주기 기념 전작전’을 29일까지 서울 상암동 디엠시단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코파에서 펼친다.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육체의 약속’, ‘현해탄은 알고 있다’ 등 김 감독의 작품 25편이 상영되며 특히 ‘느미’와 ‘자유처녀’, ‘죽어도 좋은 경험’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상시 기획을 통해 ‘옛날 영화’의 향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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