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앨범과 함께 2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 엄정화가 이효리와 함께 활동하는데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엄정화는 1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새 앨범 ‘디스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효리와 대결구도를 이룬다는 의견에 대해 “이효리는 트렌드의 아이콘이고 굉장히 인기가 많은 핫(hot)한 여가수”라고 높게 평가한 뒤 “(이효리와) 대결구도로 간다고 말해주는 것은 너무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좋은 무대에서 멋지게, 경합이라면 경합이고, 좋은 선후배로서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 나도 (함께 활동하는 것이)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엄정화가 나눈 일문일답.
- YG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겨울, 앨범을 준비하면서 대중이 생각하는 엄정화가 사라졌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이즌’ ‘페스티벌’처럼 같이 신나게 부를 곡이 없어 아쉬웠다. 그러던 중 빅뱅의 ‘거짓말’을 듣고, 그런 곡을 받고 싶어 양현석 씨에게 연락을 했다.”
- 오랜만에 가수로 컴백하는 소감은.
“굉장히 기분이 좋다. 내가 너무 좋아하던 옷, 안 입다가 다시 입어 기분 좋은 느낌이다. 주위에서 ‘반갑다’는 메시지가 많다. 그래서 새롭게 신난다. 기분이 좋다.”
- 이번 앨범의 컨셉트, 포인트가 있다면.
“디스코를 70년대로 해석하지 않고, 현대적으로 풀고 싶었다. 안무 동작엔 디스코가 등장하지 않는다. 디스코에 미래적인 것도 함께 담았다.”
- 늘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여왔는데, 이번 의상 컨셉트는.
“화려함을 즐기지만 미니멀을 추구한다. 퓨처리즘 의상으로 포인트를 줬다. 머리는 예전의 나미 선배의 찰랑거리는 머리를 떠올렸다.”
- 가수활동은 얼마나 오래 하나.
“9월까지 할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연내 콘서트를 하고 싶다. 최대한 대중과 가깝게 노래할 기회를 많이 마련하려 한다. 9월 중순쯤 영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트렌드 세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엔 디스코다.
“이번 앨범은 ‘다 같이 놀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음악적으로 쉽게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한다. 새로운 시도는 다음에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도 내겐 많은 새로운 시도였다. 많은 가수들과 작업했다.”
- 지드래곤과 함께 작업한 느낌은.
“굉장히 다재다능한 친구다. 가사도 기발하게 잘 쓰고, 의상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빅뱅 멤버 모두 다 실력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스스로 컨셉트와 이미지를 세팅할 수 있는 능력과 감각을 가지고 있다.”
- 탑과 피처링을 했는데.
“무대에선 카리스마와 열정이 넘치지만, 무대에 내려와서는 순한 아이의 모습이다. 어린 후배들이고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앨범 작업에서 지난 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내가 많이 참여했는데, 이번엔 YG에 맡기고 완전히 빠져있었다. YG에 주문한 것은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고, 모두가 즐겁게 부를 수 있는 노래, 그렇지만 힙합은 아니다’ 뿐이었다.”
- 발라드 앨범은 계획이 없는지.
“편집앨범 같은 느낌으로 내고 싶기도 하다. 좋은 곡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낼 수 있다.”
- ‘한국의 마돈나’라는 것,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일 수도 있고, 스스로도 그렇게 되고 싶은 것도 있을 텐데.
“맞다. 그런 생각 없을 수 없다. 진짜 앞으로 멋지게 잘하고 싶고, 사라지지 않고 싶다. 오랫동안 해온 선배니까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다.”
-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나.
“결혼은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 영화와 음악을 동시에 하는 게 힘든 일인데, 철학이 있다면.
“데뷔할 때부터 연기자와 가수를 같이 해서 두 가지를 하는데 있어 자유스럽다. 가수활동에서는 머리나 의상을 과감하게 선택하는 편인데, 무대에 있는 엄정화의 모습과 드라마 영화에서의 모습이 겹쳐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흰 가발도 쓰고, 헤드폰도 썼다.”
- 다음 앨범에서 꼭 함께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발라드 음반을 낸다면, 생각해본 사람은 있다. 유희열, 윤상 등과 감상용 앨범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 끝으로 각오 한 마디.
“엄정화가 다시 앨범을 냈다. 항상 여러분 곁에 없을 때가 없었던 것 같다. 가수로서 조금 멀어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친근하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어떤 이에게는 향수를 일으킬 만한 반가움이 됐으면 좋겠고, 즐거운 여름을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엄정화가 발전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 보여드리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