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주민의 삶은 언제 복구될까… SBS ‘뉴스추적’

▽SBS ‘뉴스추적’(오후 11시 5분)=‘태안 200일 회생의 조건’ 편. 태안 유조선 기름 유출사고가 일어난 지 200일이 지났다.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기름이 걷혔고, 태안군내 30개 해수욕장이 개장했다. 하지만 어민들은 여전히 삶의 터전인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보상금과 방제비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맨손 어업’ 어민들의 실태를 알아봤다. 태안 모항리에서 54년간 맨손으로 해산물을 채취해온 이연환 할머니는 기름유출 뒤 월 6만4000원 연금이 수입의 전부다. 어로활동에 대한 소득증명서도, 간이영수증도 없기 때문에 할머니는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 보상 문제로 맨손어업 어민에 대한 면담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유조선 선주 측에서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방제비 지급 중단도 어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기름 유출 사고 뒤 어민들은 ‘일당 남자 7만 원, 여자 6만 원을 준다’는 말을 믿고 방제 작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1월부터 지금까지 어민 1인당 수백만 원씩,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방제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주민을 고용한 방제회사는 일당이 깎였다고 주장하고 돈을 지급하는 유조선 선주측은 비용이 과다하게 청구됐다고 주장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11개 방제업체에서 평균 31%의 일당이 깎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제비 문제가 법정소송으로 번질 경우 해결되는 데 몇 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법원 지난달 23일 예인선단과 삼성중공업 유죄, 유조선측 무죄를 선고했다. 그 판결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특히 유조선과 예인선의 위성추적 결과로 만든 첨단 시뮬레이션 화면을 입수해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