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광우병 왜곡 수사’ 5대 초점

  • 입력 2008년 7월 2일 02시 57분


①‘광우병소 도살’ 오역 자막 경위

② ‘다우너=광우병’ 직간접적 보도

③ 한국인 발병가능성 높다는 보도

④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 보도

⑤ 라면 수프가 광우병 유발 보도

“이르면 오늘 MBC에 프로그램 원본 요청”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왜곡 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임수빈)는 이르면 2일 MBC 측에 프로그램 원본 영상물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검찰이 요청할 원본 영상물은 PD수첩이 4월 29일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기초 취재자료에 사용된 870분 분량.

검찰은 이 원본 영상물을 입수해 실제 방영된 45분 분량과 비교 분석할 방침이다. 예정대로 분석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음 주초 PD수첩 제작진 등 MBC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그동안 기초 수사를 벌여 온 검찰은 PD수첩 보도 중 왜곡 보도로 추정되는 5, 6개 대목을 추려 냈다. 중점 수사 대상인 셈이다.

보도 내용 중 명백히 보이는 오역(誤譯)을 비롯해 △‘다우너 소(downer cow·주저앉는 소)=광우병 소’로 오인하게 하는 직간접적 보도 △한국인에게 광우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 보도 △라면수프 등이 광우병을 유발한다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검찰은 우선 명백한 오역부터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 인부들에게 물었더니”라는 영어 원음이 “현장책임자에게 왜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살하느냐고 물었더니”라는 한글 자막으로 나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다우너 소’의 동영상과 관련해 젖소(dairy cows)를 ‘이런 소’로 번역해 시청자들이 ‘이런 소’를 ‘광우병 의심 소’로 착각하게 만든 부분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한국인에게 광우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있다. 빈슨의 사망 원인 보도에서 의도적 편집 여부 등 제작 과정도 조사 대상이다.

이외에 검찰은 프로그램 구성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우너 소, 빈슨 사망 등 문제의 화면을 프로그램 시작 부분에 집중 배치한 뒤 곧바로 정부의 쇠고기 협상 부분을 연결하는 구성은 정부가 마치 ‘미국산 소’가 아니라 ‘광우병 소’의 수입을 허용하는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려 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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