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PD수첩, 공정-균형성 유지했는지 살필것”

  • 입력 2008년 7월 2일 02시 57분


MBC PD수첩이 6월 24일 방영한 ‘쇠고기 추가협상과 PD수첩 오보 논란의 진실’. 진행자는 “(4월 29일 방영분에서)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라고 한 것은 생방송 중의 실수이고 의역으로 오해의 소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지만 전체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공동 번역자 정지민 씨는 의도적인 오역 논란을 제기했다. MBC TV 화면 캡처
MBC PD수첩이 6월 24일 방영한 ‘쇠고기 추가협상과 PD수첩 오보 논란의 진실’. 진행자는 “(4월 29일 방영분에서)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라고 한 것은 생방송 중의 실수이고 의역으로 오해의 소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지만 전체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공동 번역자 정지민 씨는 의도적인 오역 논란을 제기했다. MBC TV 화면 캡처
불명확한 내용 사실처럼 다뤘는지도

방통심의위, 9일 의견진술 듣기로

‘의견진술’절차 뒤엔 통상 ‘주의’ 이상 제재 받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일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가능성을 다룬 MBC ‘PD수첩’을 대상으로 ‘제작진 의견진술’ 절차를 밟기로 해 PD수첩에 대한 제재 여부가 9일 결정된다.

이는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지난달 26일 1차 심의에서 ‘의견진술’ 조치를 전체회의에 건의한 사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의견진술 절차를 밟은 프로그램은 통상 법정 제재 중 하나인 ‘주의’ 조치 이상의 제재를 받아왔다.

방통심의위가 의견진술을 듣기로 한 PD수첩 프로그램은 4월 29일과 5월 13일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1, 2편이다. 이 중 4월 29일 방영된 1편에 대해 공동번역자 정지민 씨가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 소와 직접 연결시킨 것은 왜곡이며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말한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오역했다”며 의도적 오역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PD수첩의 해당 프로그램 1, 2편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을 다룰 때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했는지(제9조 공정성),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해 시청자를 혼동하게 했는지(제14조 객관성)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일(숙명여대 교수) 위원은 “‘불명확한 내용’을 예로 들자면 오역이나 영상자료와 광우병의 관련성 등으로 볼 수 있다”며 “‘당사자 의견진술’은 방송법상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리기 전에 제작진의 해명을 듣는 것이지만 이번엔 전제조건 없이 폭넓게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일 전체회의에서는 방송심의소위가 건의한 ‘의견진술’ 절차를 둘러싸고 위원 간 논란이 벌어져 표결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규칠 방송심의소위 위원장은 “방송심의소위 5명 전원이 의견제시나 권고보다 ‘주의’ 이상의 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며 “소위뿐만 아니라 의결을 내리는 위원들이 모두 충분하게 정보와 정황을 듣고 판단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정종섭 위원은 “주의 이상의 조치를 하려면 당사자가 충분히 방어할 기회를 주는 게 절차적으로 맞는 만큼 의견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덕 위원은 “의견진술을 받되 통상적으로는 상당한 제재를 전제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작진이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점을 보장한 상태에서 의견진술을 받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위원은 “정확하게 제작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듣고 판단하는 게 심의의 정당성을 입증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엄주웅 위원은 “방송 자체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제작 과정을 보면 제재 조치를 받을 정도가 아니다”라며 “부주의하고 미흡한 측면은 있으나 객관성, 즉 의도적으로 있는 사실을 왜곡했거나 취재 내용을 고의로 왜곡했다고 할 만큼 잘못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며 의견진술 자체에 반대했다. 백미숙 위원도 “(이 문제가) 의견진술을 들을 만한 수준이 되느냐는 논의가 먼저 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1일 밤 방영된 PD수첩에서 손정은 아나운서는 “PD수첩 게시판에 응원글과 비판글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며 “사실 여부는 곧 가려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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