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작돼 2년간 손꼽아 개봉을 기다렸던 영화들. 일명 ‘창고영화’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며 여름을 맞아 대거 개봉됐지만 흥행에 줄줄이 실패하며 두 번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레미파솔라도’는 20만, ‘날라리 종부전’ 3만 1500명, ‘방울토마토’ 1만 8000명을 동원하고 간판을 내린데 이어, 기대를 모았던 신민아 주연의 영화 ‘무림여대생’도 첫 주 2만 2000명의 관객에 그치며 바람몰이에 실패했다.
2006년은 영화시장에 코스탁상장사 자금이 쏟아지며 영화 제작 붐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2007년까지 200편이 넘는 영화가 경쟁적으로 제작됐다. 그동안 마케팅 등 개봉 비용을 구하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올해 신규 영화가 크게 줄어든 틈을 찾아 지각 개봉했다.
흥행에 실패한 한 영화의 마케팅담당자는 “대부분 개봉 규모가 작았고 마케팅비용 투자도 적었다. 또 다른 영화들이 개봉을 피하는 시기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선택하다 보니 할리우드 흥행작과 정면으로 맞붙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실패의 원인을 완성도와 작품성 면에서 기대 이하 평가를 받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촬영이 끝난 지 2년이 지나는 동안 변해버린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평도 많았다.
한 배급관계자는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영화에 등장하는 지폐가 다 구권이기 때문에 오래된 영화라는 인상을 강하게 줘 흥행에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개봉한 영화들이 줄줄이 파리가 날리자, 후반 작업 지연으로 하반기로 개봉을 연기했던 일부 영화들의 이번 사례를 주의깊게 지켜보며 새로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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