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메이저 신문, 다우너 소 광우병 위험 보도” 주장

  • 입력 2008년 7월 17일 02시 56분


기사 앞뒤 거두절미… 입맛 맞춰 편집

본보 “위험도 2등급 크게 우려안돼” 밝혀

다우너 소, 광우병 의심소 오해 않도록 해

MBC PD수첩은 15일 ‘해명방송’에서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영상이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를 곧 광우병 의심 소로 오해하도록 했다는 지적에 대해 “올해 초 미국에서 다우너 소 동영상이 공개될 당시 국내 언론(동아 조선 중앙일보)도 다우너 소가 가질 수 있는 여러 위험 가운데 특히 광우병의 위험에 주목해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이 거론한 동아일보 기사는 2월 19일자 ‘美 사상 최대 쇠고기 리콜’ 기사다. 하지만 PD수첩의 주장은 이 기사의 앞뒤를 거두절미한 채 “규정상 다우너 소는 식품으로 사용될 수 없다. 광우병에 감염될 위험이 일반 소보다 높기 때문이다”라는 기사의 일부만 걸고 넘어지는 식으로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다.

동아일보 기사는 바로 뒤 문장에 농무부 관계자와 미국 언론을 인용해 “인간 건강에 미칠 위험도는 2등급으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 “이 쇠고기를 먹고 질병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밝혀 기사 속 다우너 소들을 광우병 의심 소로 오해하지 않도록 했다.

동아일보는 또 ‘다우너 소’의 원인이 수십 가지에 이른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5월 22일자 ‘美 주저앉는 소 식용공급 전면금지’ 기사에서는 “다우너 소 발생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분만 과정에서의 칼슘 부족이나 골반신경계 손상이다. 분만과 상관없이 나타나는 다우너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다. 다우너 소의 25%가량에서 골반신경계통 등의 외상성 부상이 발견된다”고 전했다.

반면 PD수첩은 본 방송은 물론 ‘해명 방송’에서도 다우너 소의 다양한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PD수첩은 이전 방송에서 다우너 소가 나오는 ‘동물학대 동영상’을 선정적으로 반복해 보여줌으로써 ‘다우너 소’를 곧 ‘광우병 소’로 오해하도록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다우너 소와 광우병 소를 일방적으로 연결시킨 PD수첩과 ‘다우너 소라고 해서 곧장 광우병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말도 함께 전한 기사를 똑같이 볼 수 없다”며 “이것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 거두절미해서 뽑아서 쓰는 ‘카드 스태킹(Card Stacking)’ 선전술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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