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를 모았던 서태지의 게릴라 콘서트가 4000여 팬들의 환호 속에 열렸다. 4년6 개월 만에 8집 첫 싱글 ‘서태지 8th 아트모스 파트 모아이’를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한 서태지는 1일 오후 8시 30분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피라미드 광장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가졌다.
특히 서태지는 이날 게릴라 콘서트에서 “최근 시국이 어수선하다”는 코멘트와 함께 예정에 없던 ‘시대유감’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공연장에 몰린 수많은 인파로 극심한 혼잡이 빚어져 취소될 위기를 맞았다가 1시간 30분 막을 올렸다.
서태지는 우주선 모양의 무대에서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 폭발적인 환호를 받았다. 서태지는 4000여 팬 앞에서 새 앨범 수록곡 ‘T'ikt'ak’와 ‘Moai’, ‘Human Dream’ 세 곡을 불렀다.
첫 곡을 부른 후 서태지는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죠? 4년 동안 저도 너무 보고 싶었어요. 여러분의 모습을 보고 감동적이어 12년 전 ‘필승’으로 청담동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한 이후 다시 여러분을 만났어요. 여러분들이 오늘 주인공입니다”고 무대에 선 소감을 밝혔다.
서태지는 또한 예정된 세 곡을 부른 뒤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인 너무 좋다. 음반 만들 때 시국이 너무 어수선하다. 오늘 ‘시대유감’을 부르겠다”며 당초 예정에 없던 그의 히트곡 ‘시대유감’을 불렀다.
충남 보령의 미스터리 서클, 코엑스 상공의 UFO 등으로 티저 마케팅을 했던 서태지는 애초 공연시작 시간을 개기일식에 맞춰 1일 오후 7시12분에 기획했고, 게릴라 콘서트 무대도 UFO 모형으로 설치했다. 서태지의 게릴라 콘서트는 처음부터 어려움이 예상됐다. 극비리에 진행하던 행사 계획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기습적으로 공연을 갖는 ‘게릴라 콘서트’의 의미가 사라졌다. 공연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일부 열성 팬들이 며칠 전부터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미리 코엑스에 진을 치기도 했다. 이에 몰려든 팬으로 인해 사고가 날 것은 우려한 서태지컴퍼니측은 “현장 질서 유지가 어려울 경우 공연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발표했따.
이날도 서울 강남경찰서 3개 중대 인원의 전경들과 서태지컴퍼니 측에서 동원한 사설 경호원 100명, 코엑스 내 안전요원까지 모두 300명의 요원들이 질서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서태지 소속사 서태지컴퍼니와 팬들은 행여 안전문제로 열리지 못할 것을 우려, 서태지 홈페이지와 팬사이트 게시판 등에 “질서를 지키자”는 자발적 질서유지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다행히 공연이 시작된 후 일부 팬들이 서태지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무대 앞으로 모이기는 했지만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콘서트가 마무리됐다.
서태지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ETPFEST 2008’에 참가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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