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한창 유행하던 곡이 있었다. 이날따라 기자는 유독 그 가사를 흥얼거리며 취재에 나섰다.
노랫말처럼 ‘저기 보이는 곳’이 ‘노오란 찻집’은 아니었지만, 대신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날 서정희 씨의 자택에서는 소박한 수박 두 조각이 부끄러운 듯 기자를 맞았다.
곱디고운 하얀 미소의 ‘엄마 서정희’.
본인의 사진을 세상 누구보다 잘 담아준다는 딸 자랑에, 그리고 “예쁘게 잘 찍어주세요”라며 반사판까지 동원해 보조하는 그 딸 앞에서 기자의 셔터는 보이지 않게 살짝 웃고 있었다.
48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간직하고 있는 그녀. 수줍음 가득한 미소에는 평온함, 가정 안에서 느껴지는 소박한 행복이 깊게 베어 있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