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장학퀴즈, 600회 ‘딩동댕’

  • 입력 2008년 8월 11일 03시 00분


故 최종현 前SK그룹 회장 인재사랑으로 시작

600회 특집엔 ‘늦깎이 고교생’ 5명 출연 화제

7일 EBS에서 방영된 장학퀴즈를 본 SK그룹 관계자들은 고 최종현(사진) 전 SK그룹 회장을 생각하며 감회에 젖었다.

‘인재가 곧 소중한 자산’이라는 최 전 회장의 철학에 따라 SK그룹이 단독 후원하는 EBS 장학퀴즈가 26일 최 전 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이날 600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장학퀴즈는 1973년 2월부터 MBC에서 방영됐다가 1996년 10월 종영됐지만, 학생들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1997년 1월 EBS에서 부활했다.

두 방송사를 통해 장학퀴즈는 그동안 1832차례 방영돼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출연 학생은 1만5000여 명에 이른다.

1973년 장학퀴즈가 후원 기업을 물색할 때 대부분의 기업이 후원을 거절했지만, 최 전 회장은 “열 명 중 한 명만 시청해도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며 선뜻 손을 내밀었다. SK그룹은 당시 재계 순위 10위권 밖의 중견기업이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최 전 회장은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작게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지름길이고, 궁극적으로는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방법이라고 확신했다”고 회고했다.

장학퀴즈가 35년 이상 진행된 만큼 장학퀴즈의 상품 변천사는 곧 당대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시대별 상품은 △1970년대 스마트 학생복, 고급 만년필 △1980년대 스마트 자전거, 오디오테이프 △1990년대 영어 전자사전, 도서상품권 △2000년대 노트북 컴퓨터,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이다.

SK그룹은 2000년부터 중국판 장학퀴즈인 ‘SK 좡위안방(狀元榜)’도 후원해 한중 학생의 교류를 돕고 있으며, 앞으로 세계 고교생 퀴즈대회처럼 장학퀴즈 규모를 확장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600회 EBS 장학퀴즈에서는 ‘늦깎이 고교생’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 고교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뜻에서 기획됐다.

주인공은 류인관(64·충북 청주농업고), 석병오(55·전북 군산평화중고), 고동현(52·강원 강릉인문중고), 강연중(49·서울 청암중고), 박항녀(49·대구 경신정보과학고) 씨로 박 씨가 우승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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