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에서는 1회부터 14일 방송한 6회까지 철없는 남편 봉태규가 연상의 아내 염정아에게 뺨을 맞는 장편이 매 회 나왔다. ‘조강지처클럽’의 안내상은 극중 아내인 오현경에게 머리채를 잡혔고, ‘행복합니다’의 이훈도 극 초반에 김효진에게 자주 맞았다.
매 맞는 남편의 모습에 대해 드라마의 주시청자인 주부들의 반응은 통쾌하다기 보다 불쾌하다는 의견이 더 많다. ‘불량남편’의 행동에 대해서는 욕을 하지만 ‘매 맞는 남편’의 모습은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보기 좋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골칫거리인 남편이라고 해도 맞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 “가장의 인격을 무시한 구타 장면이 드라마에 꼭 필요한가” “상식 이하의 남편을 아내가 때려서 해결한다?” “매 맞는 아내나 남편이 뭐가 다른가”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세 드라마를 모두 즐겨본다는 시청자 김연숙씨(54·주부)는 “요즘 매 맞는 남편이 늘고 있다는데, 그것이 드라마에 반영된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이 함께 보는 드라마인데 너무 지나쳐 오히려 여자가 보기 불편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여성 파워가 커지면서 남성들의 위치가 위축되어 있는 현상이 드라마 등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소장은 “드라마라고 해도 폭력의 정도가 지나친 경우가 많다. 가정의 폭행은 누가 대상이든 범죄다. 이를 소재로 삼을 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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