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판돈이 최고 2000만원 3박4일 마카오 원정 도박도”

  • 입력 2008년 8월 30일 02시 53분


檢, MBC 고재형PD에 상습 도박 혐의 추가

“돈따면 고씨 몫, 잃어도 연예기획사가 메워”

연예기획사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지상파 방송사의 현직 PD로는 처음 구속한 MBC 고재형(47) 책임프로듀서(CP)에게 배임수재 혐의 외에 상습 도박 혐의를 추가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고 씨는 2004년 6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약 3년 동안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P호텔 사우나 특실과 강남 일대의 S, A 유흥주점 등에 매주 한두 차례 드나들었다.

그는 그곳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다수와 함께 포커 게임을 즐겼다. 보통 200만 원 정도로 시작한 판돈은 최고 2000만 원까지 올라갈 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가 돈을 따면 고 씨의 몫이었지만 돈을 잃으면 원금을 되돌려 받는 ‘잃을 게 없는’ 도박이 이어졌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고 씨는 지난해부터 해외 원정 도박을 즐기기 시작했다. 2007년 9월 하순 연예기획사 관계자 2명과 함께 마카오로 출국한 그는 3박 4일 동안 W호텔에서 ‘바카라’를 즐겼다.

같은 해 12월 첫 주부터 올해 1월 첫 주까지는 4번씩이나 마카오를 오가면서 도박을 했다. 같은 기간 강원 정선군의 강원랜드 카지노에도 드나들었다.

검찰은 고 씨가 연예기획사 4곳으로부터 소속 연예인의 출연 대가로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적용했지만, 그가 국내외에서 도박을 하다가 받은 금품은 일단 범죄 사실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도박을 즐기던 고 씨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수시로 소속 연예인의 출연 명목으로 현금과 달러를 받았다.

고 씨가 2005년 3월 팬텀엔터테인먼트 전 대주주에게서 받은 주식 3만 주도 유명 가수의 아들 조모 씨가 3000만 원에 대신 사들여 관리하다가 2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검찰은 수사 착수 직후 잠적한 조 씨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그는 기획사 관계자가 돈을 주겠다고 하면 자신의 BMW 자동차 열쇠를 넘겨주고 현금을 차 안에 갖다 놓게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2005년 8월 모 연예기획사 대표 이모 씨는 “가수 ‘W’의 음반 홍보와 다른 소속 연예인의 방송출연을 도와 달라”면서 “자동차 열쇠를 달라”고 요구했고, 고 씨로부터 키를 받은 그는 현금 500만 원을 쇼핑백에 담아 방송사 지하주차장의 고 씨 차에 놓고 나왔다.

이듬해 3월 이 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 주차장에 있던 고 씨 차에 현금 1000만 원을 다시 놓고 갔다.

검찰이 이날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한 전 KBS PD 이용우(46) 씨는 2003년부터 강원랜드 카지노에 수시로 출입하면서 카지노 자금으로 모두 17억 원을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신인 연예인뿐만 아니라 가수 ‘비’와 ‘god’를 자신이 제작하는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시켜 주는 조건 등으로 이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를 포함해 모두 6개 기획사로부터 2억여 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