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가장 분주한 지하철역인 도비갓역에 자리잡은 에스컬레이터 외벽을 여성의 매끈한 다리로 둔갑시킨 질레트는 이를 통해 여성 전용 면도기인 ‘비너스’를 홍보하고 있다.
승객들은 멀리서도 ‘길게 뻗은’ 여성의 다리에 집중하게 되고 손잡이를 잡고 이동하는 승객들은 마치 여성의 다리를 쓰다듬는 것처럼 보여 홍보효과는 극대화됐다.
에스컬레이터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P&G사는 ‘리조이스 린스’를 광고하기 위해 전봇대와 전선을 활용했다. P&G는 복잡하게 엉켜있는 전선 위에 대형 빗을 꽂아놓고 ‘엉키세요? 리조이스 린스로 바꾸세요’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리조이스 린스를 쓰면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저렴하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전달한 것.
누리꾼들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고다.’, ‘엄청난 몸값의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들보다 훨씬 머릿속에 남는다’며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다.
맨홀 뚜껑을 이용한 미국 최대의 커피 브랜드 폴져스도 있다. 평범한 맨홀 뚜껑 위에 커피가 그려진 광고 스티커를 부착하자 맨홀 뚜껑은 금새 김이 모락모락나는 먹음직스러운 커피로 탈바꿈했다.
커피의 그윽한 향을 기대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지만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하던 직장인들의 눈길을 잡고 발길을 끄는 효과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 페인트 제조사인 벤자민 무어는 ‘뻥∼ 뚫린’ 사각틀을 이용해 자사의 이미지인 ‘친환경’을 강조했다. 하늘을 배경으로 설치된 광고판은 24시간 변하는 하늘의 색을 그대로 담고 있어 별다른 문구 없이도 이 회사가 추구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역시 아이디어가 세상을 움직인다’,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라며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누리꾼들은 ‘이런 광고라면 말이 필요없으니 전세계에 한꺼번에 시행해도 되겠네요’라고 입을 모았다.[인기검색어]
김아연 동아일보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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