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의 부친 안병관 씨는 11일 오후 아들의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덕양구 벽제종 하늘문추모공원에서 취재진에게 “사채업자들의 압력이 없었다면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서를 확인했지만 글이 말이 아니었다. 부모에게 쓴 내용은 글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면서 친필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처나 부모에게 정성들여 유서를 썼을 텐데(미리 준비했다면) 갑작스럽게 막다른 골목에서 할 수 없이 쓴 것 같다“며 아들이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촛불시위’와 관련해 정선희 문제도 포함, 모든 게 불리했다. 내외 고통이 심했고 막다른 골목에서 사채를 얻어 쓴 것 같다”면서 “하지만 파산 신고하면 되는데 재환이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이렇게 죽음을 선택했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돈 가져와라’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누구라도 처자식 살리기 위해 그렇게 된다. 가만히 놔두는데 왜 청춘을 버렸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고인이 번개탄을 사체 발견 현장 인근 가게에서 구입한 사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 및 부검 1차 소견 등에 비춰 타살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의 부검 결과 등 모든 상황을 종합, 판단해 수사를 할 뿐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고인이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았는지 여부 등과 관련해 “개인적 채무 관계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 “협박 여부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몰라도 그런 가설을 세워두고 수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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