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다고 구박만 받는걸…”
‘헬보이2: 골든 아미’(25일 개봉)의 주인공 헬보이(론 펄먼)는 요즘 고민이 많다.
“괴물과 싸워 사람들을 구하면 뭐 해? 흉한 외모 때문에 미움만 받잖아.”
악마의 자식이지만 선량한 의부(義父) 덕택에 히어로가 된 헬보이. 초콜릿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순진남이지만 아무도 진심을 몰라준다. 이마의 뿔, 거대한 오른손, 검붉은 피부, 화살 모양 꼬리 등 괴팍한 외모 때문에 죽을 뻔한 아기를 구하고도 겁에 질린 애엄마한테 원망만 듣는다.
4년 만의 속편에서 인간을 계속 도울지 고민하는 ‘비호감’ 히어로 헬보이. 그가 고민해결사 ‘무릎팍도사’를 찾아와 털어놓는 고민을 가상 대담으로 꾸몄다.
무릎팍도사=프로필! 출생 1994년 미국 다크호스 출판사. 창시자 만화가 마이크 미뇰라. 특징 불사(不死)의 몸…. 아니, 불사신에게 무슨 고민이?
헬보이=사람들이 날 싫어해. 못생겼다고. 하지만 난 ‘초자연연구방어국’ 요원이라서 사람들을 위해 괴물과 싸워야 하지. 괴물이 인간보다 친근한데 말이야. 회의를 느껴. 이번 영화에서는 행인에게 인사했다가 맥주 캔을 맞았어. “못생긴 게 어딜”이라더군.
무=싫어한다기보다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 엄청난 오른손은 정말 겁나는데…. 1970년대 만화 ‘주먹대장’ 같아. 걔도 오른손이 머리통보다 커서 구박깨나 받았지.
헬=주먹대장은 얼굴이 곱상했잖아. 난 매일 아침 면도하듯 전기톱으로 뿔을 깎아.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년)에서 면도칼로 자기 날개를 깎던 돌연변이처럼 말이야. 내가 뿔을 기르면 이성을 잃고 인류를 몰살하게 되거든.
무=쇼맨십 때문에 대도시 전투를 즐긴다는 비난이 많던걸?
헬=‘헬보이2’의 적은 막강한 ‘골든 아미’로 인류를 해치려는 마족(魔族) 왕자야. 그가 불러낸 ‘숲의 신’과 싸우다가 건물 좀 부순 걸 갖고….
무=숲의 신은 일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1997년)의 ‘시시가미’를 연상시키던데?
헬=둘 다 인간에 의해 훼손된 자연을 대표하는 신이야. 죽고 난 자리에 식물이 자란 것도 비슷하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만화와 자연을 좋아해. ‘판의 미로’(2006년)에서도 괴물 얘기에 자연보호 메시지를 섞었지.
무=물고기인간 세피엔 역의 더그 존스는 1인 3역을 했다며?
헬=어떤 역할인지 찾아봐. 존스는 ‘판의 미로’의 목신(牧神) 판, ‘판타스틱4’(2007년)의 ‘실버 서퍼’를 연기한 괴물 전문 배우야.
무=‘삶의 유일한 이유’라던 연인 리즈(셀마 블레어)와는 요즘 툭탁거린다며?
헬=사랑싸움이야. 리즈가 가진 2세 덕분에 실은 아까 얘기한 고민의 결론을 이미 내렸어. 영화 결말에서 확인해 봐.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