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록이라니요, 민망합니다.”
‘강마에’화한 김명민의 까칠함이 절정(?)에 달한 대목. 요즘 인터넷에서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의 대사 모음, 이른바 ‘강마에 어록’이 인기다.
강마에 어록에 수록된 대사들은 직설적이고 적나라하며 한편으로 속 시원한 구석도 있는 그야말로 ‘강마에’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시쳇말로 연주를 ‘버벅’거리는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던진 ‘똥. 덩. 어. 리.’부터 지휘자와 단원 사이를 ‘주인과 개’로 규정하며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짖으란 말이야!” 등등.
매회 방송될 때마다 유행어가 양산되는 분위기에 대해 김명민은 “강마에니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게…”라고 따지듯 물었다.
대개 ‘어록’화될 정도면 배우가 직접 애드리브로 한 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둥 후일담 식의 에피소드 또한 따라오기 마련. 하지만 이 부분에서 김명민은 “대본에 나온 대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연기한다”고 똑 부러지게 잘라 말했다. 과연 강마에다운 단호한 모습.
어록과 함께 김명민이 몰고 온 또 다른 화제는 바로 패션이다. 반듯한 정장 차림에 특히나 눈에 띠는 것은 그가 고백했듯 “다 밀고 재탄생시킨” 눈썹이다.
힘들게 진행되던 인터뷰는 제작진의 촬영 재개 신호와 함께 끝이 났다.
인터뷰 내내 한 손에 악보를, 한 손에 대본을 들고 있던 김명민은 쓱 거울을 보며 강마에가 하듯 단정하게 매무새를 만졌다. 그가 고개를 돌려 갑작스레 질문을 던졌다. “눈썹 끝을 더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지난 회보다 약간 쳐진 것 같은데….”
1mm의 오차도 용납지 않는 까칠함. 이것이 우리가 ‘강마에’에 빠져드는 비결이 아닐까.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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