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신은 완벽한 인간을 만든다. 뉴먼이 그런 인간이었다.”
폴 뉴먼과 함께 영화 ‘선택’(Absence of Malice)에 출연했던 샐리 필드의 추모사는 전 세계 영화팬들의 슬픔을 대변한 것이었다.
영화계의 큰 별 폴 뉴먼이 26일 83세를 일기로 미국 코네티컷주 웨스트포트 자택에서 타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암 투병을 해 온 고인은 “기억력, 자신감 그리고 창의력이 쇠퇴하고 있다. 연기를 그만 둘 때가 되었다”며 지난해 6월 은퇴를 선언한 터였다.
할리우드의 대스타로 50년 이상 연기 생활을 한 폴 뉴먼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연기파 배우이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베를린영화제 연기자상, 2006년 미국배우조합상, TV영화 미니시리즈부문 남자연기상, 2006년 제6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그는 영화와 TV를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쳐왔다.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컬러 오브 머니’,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 화제작을 남겼으며, 배우이자 아내인 조앤 우드워즈와도 많은 작품에 동반 출연해 남다른 부부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말년에는 ‘뉴먼즈 오운’, ‘책임지는 부자’라는 회사와 단체를 설립해 자선사업에 힘을 쏟았다. 뉴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 각계는 애도의 물결로 가득하다. 고인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는 동료와 후배 배우들은 앞을 다투어 추도사를 내놓고 있다.
뉴먼과 함께 ‘내일을 향해 쏴라(1969)’, ‘스팅(1973)’ 등에 출연했던 로버트 레드포드(71)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슬픔을 느낀다. 미국은 뉴먼을 잃은 것을 영원히 아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생전 뉴먼이 보여준 사회에 대한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과도 같은 것이었다.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은 “그는 가족에 대한 헌신,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노력 등 모든 면에서 자랑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말했으며, 케빈 스페이시는 “뉴먼은 항상 스스로를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겸손한 거인’이었다”고 회고했다.
조지 클루니는 “뉴먼은 연기자로서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가 따라가기 힘든 기준을 세웠다”고 했다.
영화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도 뉴먼의 타계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뉴먼은 할리우드의 전설이자 열린 마음의 박애주의자”라고 했으며,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모든 남자들이 닮고 싶어했고, 모든 여자들이 흠모했던 최고의 쿨가이”였다고 고인을 평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부부도 성명을 내고 “그는 미국의 아이콘이자 박애주의자, 어린이들을 위한 챔피언이었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뉴먼의 임종을 지켜 본 딸 엘리노, 말리사, 클레어는 추도사를 통해 “아버지가 배우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버지, 헌신적인 남편, 존경하는 할아버지, 박애주의자라는 점에서 무척 자랑스러우며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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