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여성그룹 태사비애 멤버 지애는 최근 지병인 폐결핵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지애는 그동안 새 앨범을 준비하는 틈틈히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음반 발표를 앞두고 과로와 스트레스. 여기에 영양실조까지 겹치면서 결국 앨범 발표 하루 전날 병원에 실려 갔다. 비단 지애뿐 아니라 올해 들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가 이미 MC몽, 서인영, 김장훈 등이 병원 신세를 졌다. MC몽은 새벽 스케줄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차량 안에서 실신해 병원에서 링거를 맞은 후 퇴원했다. 서인영도 평소 고생하던 기관지염이 심해져 하루 동안 스케줄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장훈은 기름 유출로 고통 받는 서해안 주민들을 위해 연 ‘서해안 페스티벌’ 무대 위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가수들의 일정은 아침부터 새벽까지 빈틈이 없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사, 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대부분 건강이 정상이 아니다. 과거에는 음반 활동을 마무리하면 짧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가량 재충전의 기간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2∼3달에 한 번씩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 앨범 형태로 음악을 발표하기 때문에 거의 1년 내내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행사철’은 가장 고달프다. 밀려드는 축제나 지방 행사 출연을 소화하기 위해 하루에 많으면 5번 이상 무대에 오른다. 거리, 장소를 불문하고 시간에 맞춰 이동하는 까닭에 식사를 거르는 건 기본이고, 차 안에서 쪽잠으로 수면시간을 채운다. 가수들이 무리를 하는 것은 음반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인기 있을 때 활발히 할동해 벌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가수는 활동하는 기간에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어놔야 한다. 아파도 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래서 가요 관계자들은 가수들이 병원 신세를 자주 지는 상황에 대해 “개인적인 관리 소홀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일반인들처럼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목과 몸이 재산이기 때문에 몸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활동하기 전까지 얘기다. 활동을 시작하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결국에는 몸이 축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기자도 그렇겠지만 가수의 경우는 특히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거나 뭘 먹거나 대부분 좁은 차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건강이 당연히 나빠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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