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슬혜 스타 예감…‘미쓰 홍당무’·‘박쥐’ 등 박찬욱 감독 콜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7시 49분


장혁·차태현 상대역으로 스크린 종횡무진

스무 살 아가씨, 황진희는 깜찍한 외모로 어디를 가나 시선을 끌었다. “연예인 한번 해볼래요?”, “가수 시켜 줄께!”

길거리에서 진짜인지 사기꾼인지 알수없는 연예인 매니저 명함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황진희는 이미 연극에 반해 있었다. 친구와 함께 우연히 본 연극에 푹 빠져 연기를 배우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 말도 못하고 가슴앓이 한 게 몇 날. 그러다가 무작정 극단을 찾아가 허드렛일부터 했다. 눈에 띄는 외모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된 배우 지망생은 그렇게 연기를 배웠다.

스물다섯에 황진희는 그후 이름을 황우슬혜로 바꿨다. 연극무대에도 섰고 뮤지컬 경험도 쌓으며 연기를 배웠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원치 않게 쉬어야만 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힘내라며 작명소에서 지어온 이름. 황우슬혜는 마음을 다잡고 새 출발했다. 그리고 스물여섯. 황우슬혜는 톱스타도 출연하고 싶어 줄을 선다는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연출하는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시작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 ‘미쓰 홍당무’. 이어 ‘미쓰 홍당무’ 편집을 지켜보던 박찬욱 감독의 눈에 띄어 이번에는 ‘박쥐’에 캐스팅됐다. 그리고 마주보기도 부담스럽다는 선배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그후 영화 ‘팬트하우스 코끼리’에서는 장혁의 옛 여인과 지금 애인 등 1인 2역. ‘과속스캔들’에서는 차태현이 한 눈에 반하는 역할까지. 스물여섯 황우슬혜는 혜성처럼 등장해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쓰 홍당무’에서 황우슬혜가 연기한 이유리는 자신을 미워하는 양미숙의 조종을 받으며 동료 교사 서선생(이종혁)을 짝사랑하는 역할. 영화속 그녀의 연기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하나 있다.

‘창고에서 엎드린 자세로 러시아어로 라이터(좌지 까까)를 계속 말해. 아 셔츠 단추도 꼭 풀고 말이야’라는 말도 안 되는 미션을 받고 의심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착한 건지, 모자란 건지 잘 판단이 안서는 이유리의 모습을 보면 왜 황우슬혜가 박찬욱 감독 눈에 띄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황우슬혜는 관객의 배꼽을 뺄 이 장면을 무척 진지하게 접근했다.

“사실 러시아어 선생님한테 발음도 배우고 어떻게 하면 더 실감나게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고요. 근데 촬영장에서 모두 웃음을 터트리는 거예요. 관객 분들도 많이 웃고. 제가 진지할수록 많은 분들이 웃어요”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순진함이 뚝뚝 묻어나는 신인.

“사람들이 그래요 배우로 성공하고 싶으면 독해져야지 저처럼 그럼 안 된다고 근데 그게 맘처럼 바뀌는 것도 아니고...”

황우슬혜는 걱정했지만 그녀는 이미 명장 박찬욱의 배우고, 송강호의 상대역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스타예감’ 무섭게 떠오르는 신예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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