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클라우드, 립싱크 가수에 ‘일침’

  • 입력 2008년 11월 2일 16시 03분


홍대 출신의 5인조 혼성 록밴드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가 립싱크 가수에게 일침을 가해 음악 팬 사이에서 화제다.

10월27일 발표된 디어 클라우드의 새 앨범 ‘그레이’의 타이틀곡 ‘립’ 뮤직비디오에서 현 가요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립싱크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가 담겨 네티즌들과 인디 록 마니아들에게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립’ 뮤직비디오는 검은 정장을 입은 거인이 가수를 납치해 끌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거인이 가수를 향해 “왜 재채기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립’의 전주 부분이 흘러 나온다.

검은 정장의 무리들에게 끌려간 가수는 ‘입술만 움직여라’는 요구를 받게 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가수는 결국 자신의 자아를 찾게 돼 힘겹게 그들에게서 빠져 나오지만, 가수는 다시 검은 정장의 무리들에게 끌려가게 된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 뮤직비디오는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의 ‘왜 로즈 셀라비는 재채기를 하지 않는가?’라는 작품에서 모티브를 삼아 구성됐다. 마르셀 뒤샹은 남성용 변기를 전시하면서 예술가가 예술이라고 말하는 어떤 것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을 정착시킨 예술가이다.

디어 클라우드 소속사 측은 “‘립’ 뮤직비디오는 아이러니하게도 음악 제작자들만의 의지로 립싱크가수들을 대량 생산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과 악순환처럼 반복되는 가요계의 현실을 감각적인 화면으로 담아냈다. 또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모든 이들에게 ‘예술은 과연 누구의 의지인지, 누구의 의지로 생산되는지’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립’ 뮤직비디오는 김동률의 ‘다시 시작해보자’, 이터널 모닝의 ‘화이트’ 등 섬세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보이는 유광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뮤직비디오 안의 주인공인 가수 역할은 디어 클라우드의 보컬인 나인이 직접 연기했다.

디어 클라우드는 보컬리스트 나인, 기타리스트 용린, 베이시스트 이랑, 키보디스트 정아, 드러머 광석 등 5명으로 이뤄진 모던록 밴드다.

디어 클라우드의 새 앨범 ‘그레이’는 모든 멤버들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한 11곡이 담겨 있으며, 매력적인 노이즈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 보컬리스트 나인의 여리지만 중성적인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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