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웃는 얼굴 덕분에 근심걱정 하나 없을 것처럼 보였던 그이지만 손호영은 앞에서 웃기 위해 뒤에서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데뷔 10년차 손호영은 “god 때는 정상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제가 처한 현실을 잘 알고 있죠”라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괜찮아요”를 입에 달고 사는 낙천주의자. 그리고 나이 서른. 7집을 낸 ‘중견’가수지만 솔로 2집으로 다시 가요계의 철문을 두드리고 있는 손호영은 “멋있게 늙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대중에게 잊혀질까 저도 고민 많이 해요”
-식탐은 여전하신가요. 예전에야 고생을 많이 해서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아니에요. 아직도 많아요.(웃음) 전 나중에 꼭 음식 관련 일을 해볼 거예요. 가수를 안 했으면 아마 요리를 했을 것 같아요.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직접 만들어 보거든요. 다행히 지금까지 한 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네요.”
-god 때 당신 모습이 생각나요. 솔로로 전향하면서 남자다워졌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예전에도 남자다웠어요. (강)호동이 형님도 늘 ‘이 놈 남자야’라고 얘기하셨어요. 다만 그룹 안에서는 각자 멤버의 역할이 있고 조화가 가장 중요했으니까요. 또 연예계 생활에서 웃을 일이 많잖아요.”
-그런가요? 연예인들은 의외로 많이 웃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쇼 프로그램에 나와서 안 웃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항상 웃고 얘기하고. 신경전도 있지만 카메라 불이 들어온 후에는 없잖아요.”
-지금 뭐가 가장 힘드세요.
“살아남기가 힘들어요.(웃음) 많은 분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하기 힘든 곳이죠. 금방 잊혀지고.”
-손호영에게는 ‘god’라는 브랜드가 있잖아요. 파워도 있고.
“그런 게 소용이 없어요. 브랜드가 있어도 고정적으로 시선을 끌 수 있는 것을 해야 하고 안 그러면 잊혀져요. 요즘은 템포가 빨라져서 금방 잊혀지더라고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있을까요.
“많이 보이는 것. 예전에 영향력이 있던 시기는 많이 지난 것 같아요. god 때는 정상이었어요. 자부심도 하늘만큼 커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장소제공=서울 압구정동 백오십인더시 (百五十in the sea)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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