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혹은 그 동안 금기시되어왔던 소재의 한국영화가 잇따라 흥행세를 달리고 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와 ‘미인도’ 그리고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가 화제의 영화들로 극장가 비수기에도 관객의 호감을 얻으며 흥행하고 있다.
16일 현재까지 개봉 4주차를 지난 ‘아내가 결혼했다’는 전국 누적 관객 170만여명, ‘미인도’는 60만여명,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50만여명을 각각 불러모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흥행세는 극장가 비수기라는 점과 기대작 ‘007 퀀텀 오브 솔러스’ 등의 공세에 맞선 성적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무엇보다 이 작품들은 모두 그 동안 한국영화가 그려내지 못한 일정한 파격과 금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이미 결혼한 여자가 또 다른 사랑을 만나 또 한 명의 남편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결혼과 사랑에 관한 파격적인 접근과 이야기로써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미인도’ 역시 조선조 화가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상상력을 펼쳐낸 위에 여주인공 김민선과 추자현 등의 농도 짙은 노출 연기와 러브신은 물론 스승인 김홍도와 나누는 미묘한 감정의 장면들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동성애 코드에 관한 전혀 다른 시각과 발랄한 접근으로 호평받고 있다.
충무로 관계자들은 “한국영화가 깊은 오랜 불황과 침체에 시달리게 된 원인의 하나로 기획력과 창의성의 부족이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신선한 소재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획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화보]김민선 ‘미인도’-손예진 ‘아내가 결혼했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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