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크린을 통해 보여준 ‘충무로의 요부’들은 눈빛만으로도 사내를 홀릴 수 있는 미모는 기본이요, 교양이나 학식 면에서 남자들에게 뒤지지 않으면서, 자신의 욕망에 거침없이 베팅하는 두둑한 배짱까지 갖춘 인물로 묘사되어 왔다.
자신의 배다른 동생인 조원과 아슬아슬한 게임을 벌이는 정씨부인(이미숙)이나, 연산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라를 쥐락펴락하게 된 장녹수(강성연), 왕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 음란서생 추월색과 사랑에 빠진 정빈(김민정)까지 모두 뇌쇄적인 외모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배포를 보여줬다.
‘미인도’의 설화는 모든 사내들이 탐내는 당대 최고의 기녀이지만, 정작 자신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김홍도 때문에 위험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그녀에게 넘어오지 않는 유일한 남자이자 당대 최고의 화가이기도 한 김홍도를 향한 사랑으로 신윤복을 질투하고, 그녀의 질투는 윤복과 강무 그리고 홍도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추자현은 ‘꽃 중의 꽃’ 설화를 연기하기 위해 가야금과 승마 교육까지 받았다고 한다.
추자현은 조선 최고의 기녀 설화를 통해 이 시대 충무로 요부계보를 충실히 이으면서도 한층 성숙하고 농염한 섹시미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 ‘미인도’는 13일 개봉 이후 19일까지 전국 관객수 약 82만 (배급사 집계 기준)을 기록중이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