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로 간 스타들 ‘꿀먹은 벙어리? 벙어리 냉가슴!’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7시 26분


‘왜 이렇게 조용할까?’

장동건, 이병헌, 비에 전지현 다니엘 헤니까지. 모두 미국 영화에 진출한다고 화제를 모은 스타들이다.

이들이 영화 촬영을 마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국내 팬들은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연기했는지, 제대로 된 스틸 사진 한 장 보기가 힘들다.

이들의 미국 영화 캐스팅은 발표부터 거창했고, 당시 연예계의 주목을 받으며 많은 뉴스가 쏟아졌다.

그런데 정작 영화 촬영이 시작된 이후에는 더 이상의 소식을 듣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개봉을 앞두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영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해외 무대 진출에 대해 누구보다 이야기거리가 많을 그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이유는 출연계약서 때문.

말 그대로 ‘미국 무대 진출’이라는 달콤한 꿀을 먹었지만 대신 개봉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을 지켜야 한다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스타들은 대부분 영화 제작사와 협의 하지 않은 언론 인터뷰를 할 수 없고 영화에 대해서도 말하면 안된다는 까다로운 조건의 계약을 맺고 있다.

미국에서 ‘춤추는 닌자의 전설’을 촬영하는 강정화는 “배역이나 영화 줄거리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조건이다. 출국 전 인터뷰도 영화사에 만날 언론사 리스트를 보내 사전 협의를 거치는 등 영화에 대한 보안이 철저해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닌자 어쌔신’에서 주연을 맡은 비는 새 음반을 발표한 뒤 MBC 인기 예능프로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할 때 영화사와 사전 협의를 했다. 프로그램 성격상 영화에 대한 질문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발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이병헌이 출연한 대형 액션영화 ‘G.I 조’는 블록버스터답게 더 까다롭다. 6월 일부 한국 취재진이 이 영화의 해외 로케이션장소인 체코 프라하를 방문해 이병헌과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제작사가 제시한 사전 약속 때문에 취재를 한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기사화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 정해진 날까지 영화에 대한 정보를 밝힐 수 없는 약속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런드리 워리어’의 주인공 장동건도 3월 모든 촬영을 끝냈지만 영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국내외 팬들의 관심이 높지만 여주인공 케이트 보스워스와 함께 연기한 스틸 사진 한 장도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엑스맨 울버린’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캐스팅돼 촬영을 끝낸 다니엘 헤니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역시 같은 입장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캐스팅부터 촬영, 개봉까지 기간이 길지만 영화와 배우를 홍보할 수 없어 답답한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낯설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전 세계에 영화를 개봉하고 다시 DVD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리 영화의 많은 부분이 알려지는 걸 피하기 위해서 라는 설명을 해줘 납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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