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케이블은 디지털 부가서비스일뿐”
2012년 지상파의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해 케이블 업계에서 정부가 디지털 전환 지원을 지상파 위주로만 추진해 중복 투자와 비용 낭비가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3월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으나 케이블 업계는 이 법에 케이블TV도 포함해 케이블의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최근 보도 자료를 내고 “전 국민의 80%인 1500만 가구가 케이블TV를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며 “케이블 업계가 5년간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 전환망을 구축한 것을 활용하면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 업계는 정부 추산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1조7000억 원이 필요하지만 케이블 망을 활용해 셋톱박스 비용(5000억 원)만 추가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케이블 업계는 300만∼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저소득층은 디지털TV를 구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케이블TV를 통해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경해 기존 TV로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컨버터를 무료로 보급하는 방안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경우 케이블 업계는 망 유지와 관련된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아날로그와는 달리 디지털로 전환되면 수신률이 90% 이상에 이르기 때문에 부가적인 돈을 들여가며 케이블을 통해 지상파를 볼 필요가 없다”며 “케이블 디지털TV 등은 지상파 무료 디지털 방송에 부가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안 보고는 시청자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필요한 1조7000억 원에는 송수신 관련 비용 외에 콘텐츠 제작비용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케이블 업계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협회는 “현재 도시 난시청이 많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 시 이를 해소하려면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비율은 3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