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개방 앞서 국내자본 규제 완화를”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1분


황근 교수 오늘 정보통신정책硏 워크숍 주제발표

신문방송 겸영이 시청자들에게 미디어의 다양성을 제공해 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외국자본이 개방될 경우 국내 방송시장의 방어기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중회의실에서 ‘신문방송 겸영이 미디어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주제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한다.

황근(사진) 선문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우리 방송시장은 오랫동안 고착돼 온 경직된 폐쇄구조로 △한정된 재원과 △제한된 수용자 △부족한 콘텐츠를 갖고 경쟁하는 ‘저가 과당경쟁 시장’이라고 규정했다.

황 교수는 “(한미 FTA가 양국에서 비준을 받을 경우) 협정이 발효되면 글로벌미디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며 “2012년부터 외국 자본에 종합편성·보도채널을 포함한 전체 채널사용사업자(PP) 시장이 개방 압력을 받고 있는데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국내 자본에 대한 방송사업 진입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한나라당 미디어특별위원회가 마련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종합편성, 보도채널뿐 아니라 지상파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신문사, 통신사의 진입을 허용한 점이 주목된다”며 “그동안 ‘공공적 영역’으로 자본의 진입을 금지해 왔던 지상파 역시 본격적인 산업적 경쟁체제로 전환하게 됨을 알리는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의 소유겸영 규제 완화는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미디어의 내용, 접근, 노출의 다양성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외국 미디어 자본 진입에 대비하는 소극적 전략뿐 아니라 국내 방송사업자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적극적 전략”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통신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입(IPTV, 위성방송, 위성DMB), 지상파의 다른 방송매체 진입(위성방송, 지상파DMB, 케이블TV PP)이 허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사만 방송겸영이 금지된다는 것은 규제형평의 원칙에 위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파의 소유겸영 규제가 완화된다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제기돼 왔던 ‘공영방송법’ 또는 ‘국가기간방송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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