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 “화가 난다고요? 하하 괜찮아요 제가 노래로 치유해 줄게요!”

  • 입력 2008년 12월 4일 07시 47분


가수 서영은은 마음을 치유하는 가수다.

그녀의 대표곡 ‘혼자가 아닌 나’, ‘내 안의 그대’ 등으로 많은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줬다. 세월이 흘러도 희망을 노래하는 서영은이 최근 경제 불황으로 좌절하는 이들을 위한 노래 ‘하하 괜찮아’를 발표했다.

이전에 발표한 ‘굿바이’를 “들리는 노래”라고 표현한 서영은은 “나는 누군가를 위해 ‘불러주는 노래’를 해야 하는 운명인가 보다”며 환하게 웃었다.

#타이틀곡 ‘하하 괜찮아’는 ‘분노조절송’… 마음에 햇살 담으세요.

- 늘 노래에서 희망을 말하네요.

“‘굿바이’는 듣는 음악이었어요. ‘하하 괜찮아’는 ‘혼자가 아닌 나’에 이은 서영은표 상처 치유곡이에요.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면 제 주변을 돕게 되요. 스스로 따뜻해지는 일이 많아지는 거죠. 아무래도 이 길이 제 길인가 봐요.”

- 그래서 타이틀곡 제목이 ‘하하 괜찮아’인가요.

“우리끼리 농담으로 ‘분노조절송’이라고 해요.(웃음)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 화나고, 절망스러울 때가 많잖아요. 그때마다 들으면 ‘괜찮아’라며 달래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 직접 작사·작곡했던데 이 곡은 어떻게 쓰게 됐나요.

“영화 ‘비밀의 숲-테라비시아’를 우연히 봤는데 그 영화에서 소녀가 가방에 햇살을 담는 장면이 있어요. 가방을 열어 언제든지 한줌의 햇살을 꺼내볼 수 있게. 그 모습을 보고 곡을 쓰게 됐어요.”

- 이 곡을 통해 본인의 화도 억누르나요.

“가사를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내가 참자, 나도 실수하잖아’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남편 일 때문에 간 두바이에선 주부 “거기 물가 너무 비싸요.”

- 싱글은 처음인데 경제 난국에 발맞춘 건가요.

“계속 정규 음반을 고집하다가 힘들어서.(웃음) 그만 버텨야겠구나 싶어요. 요즘 잡혔던 공연 스케줄이 취소되는 걸 보면서 경제가 어렵다는 걸 깨달아요.”

- 경제 위기를 체감하는 거군요.

“일단 수입이 줄어드니까요. 이제 음반으로 본전치기만 해도 다행인 시대예요. 그리고 깨달아요. ‘나에게 요행은 없다. 땀 흘리고 뛰어서 번 돈이 아닌 이상 내 것이 아니구나’ 싶죠.”

- 가수이기 전에 가정주부여서 물가 변화에도 민감하겠어요.

“남편 일 때문에 두바이에 머무는데 물가가 굉장히 비싸거든요? 그런데 한국이 더 비싸요. 어느 나라를 가 봐도 한국이 가장 비싼 것 같아요.”

- 두바이와 한국을 오가는 생활을 적응하셨나요.

“일상이려니 해요. 신랑도 여기저기 출장을 많이 다녀서 이해해요.”

#내 일생 최대의 쇼를 한번 벌려보고 싶다

- 얼마전 한 수술 전에 유서를 썼다는 얘기에 조금 놀랐어요. 이렇게 또 활동해도 되나요.

“저 굉장히 멀쩡해요. 유서는 만일을 대비한 거였어요. 겁이 많아서. 얼마 없는 펀드지만 이걸로 싸움이라도 나면 어떡하나 걱정돼 저 사람 이 사람한테 쪼갰어요.(웃음) 유서 내용 중에 ‘사랑을 많이 받아서 감사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새삼 깨달았어요. 내가 사랑을 많이 받았구나 하고.”

- 그래서 그런지. 한결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수술하고 건강‘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고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 환경도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요. 두바이는 재활용을 안해요. 환경을 생각 안 하고 발전만 하는 거죠. 점점 이런 식으로 살면 지구가 영화처럼 망할지 몰라요.”

- 위기감이 든 건가요.

“위기감은 아니고요. 돈보다는 시간이 아까워진 것 같아요.”

- 살기 각박해졌죠.

“운전할 때 느껴요. 식당에 가도 짜증스러운 느낌들이 가득해요. 불만이 차있는 경우도 많고. 다 힘든 거죠.”

- 욕심 없는 서영은의 꿈은 뭔가요.

“시댁이 라스베이거스여서 머무는 동안 쇼를 많이 봤어요. 한국에서 꼭 한 번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 쇼’(O Show)라는 공연을 봤는데, 10년 전부터 그런 완벽한 쇼를 한다는 사실에 억울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 눈물이 났어요. 제 일생 최대의 쇼를 벌여보는 거, 그게 제 꿈이에요.”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제공|민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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