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시대 광고 트렌드… ‘3고’가 먹힌다

  • 입력 2008년 12월 5일 08시 12분


톱스타에서 일반인 모델로, 로맨스에서 효심 가족애로, 익살과 유머로 웃음 팍팍팍… 싸고 푸근하고 웃기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경기를 뒤흔드는 요즘 기업들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다양한 광고 전략으로 위기를 넘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불황의 늪을 건너는 광고업계의 전략은 무엇일까?

○눈높이 낮춰라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해 ‘럭셔리’를 추구했던 기업들이 톱스타 기용은 줄이고 일반인 모델을 늘리고 있다. ‘고품격’을 최고 가치로 두고 빅모델의 격전지로 통했던 건설업도 요즘은 무명 혹은 외국인 모델이나 이미지 광고로 대체하고 있다.

쌍용건설과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은 아예 모델 없는 광고로 돌아섰다. 지난해 미국 현대 예술가 앤디 워홀과 그의 작품으로 혁신을 표현했던 하나금융그룹은 새 캠페인에서 만삭의 임신부가 꿋꿋하게 직장생활을 해내는 이미지를 내세워 친근감을 강조했다.

○가족애에 호소

불경기엔 가족이 힘이다. 우울한 경제 상황과는 상반된 따뜻한 가족애를 담은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저기가 우리 집이야”라고 자랑하던 래미안 아파트는 “집은 엄마다” “집은 아빠다” 카피로 바뀌었다. 남녀 간의 로맨스를 주로 다루던 맥심 커피 광고도 최근에는 아들이 부모님을 위해 커피를 타는 효심을 소재로 했다.

소비를 미덕으로 강조했던 카드사도 가족에 집중했다. 신한카드 ‘약속’편에는 ‘가끔은 가족끼리 외식을 한다는 약속’, ‘받은 사랑 꼭 돌려드리겠다는 약속’, ‘1년에 한 번은 꼭 휴가오자는 약속’ 등 경제가 어렵지만 가족과의 약속은 지키고 싶은 마음을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광고 모델도 실제 가족을 기용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웃음을 이끌어내라

생활고에 웃을 일 줄어든 서민들에게 웃음 코드는 ‘기억’ 코드다. 이동통신3사는 일제히 ‘유머’와 ‘반전’으로 광고 속에서 웃음을 유발했다. SKT 김건모의 ‘삑사리’, KTF ‘쇼’의 서태지의 굴욕, 시트콤 형식의 광고 LGT ‘오주상사’편이 그것.

원빈, 조인성, 공유 등 꽃미남들이 주름잡던 커피 모델에 최근 익살스러운 이미지의 차태현이 기용된 것도 이와 발맞춘다. 차태현은 12월15일 첫 선을 보일 캔커피 조지아 광고 모델로 1년간 활동한다. 차태현은 고달픈 샐러리맨의 일상을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친근감 있는 연기로 보여줄 예정이다.

종합광고대행사 TBWA의 이상규 부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톱스타 모델을 지양하고 거부감을 줄 수 있는 호사로운 이미지를 배제하고 있다”며 “일반인 모델로 친근감을 높이고, 가족을 위한 소비는 최대한 줄이지 않으려는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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