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배우들의 배꼽 잡는 몸개그 영화들이 개봉을 하거나 대기 중인가 하면 어깨에 힘 뺀 스타들의 굴욕이 TV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능청 연기의 달인 차태현이 주연한 ‘과속스캔들’은 신예 박보영과 아역 왕석현의 자연스러운 매력이 더해져 부담 없는 웃음을 제공,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1724 기방난동사건’의 주인공 이정재와 김석훈도 평소 단정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과장된 액션 등으로 사정없이 망가졌다.
‘달콤한 거짓말’의 시사 직후 히로인 박진희는 “슬랩스틱 장면이 돋보인다”며 뿌듯해했고 조한선 이기우 또한 “우리도 코믹 연기 잘 한다”며 개그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몸개그 열풍’은 국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 속 노인 분장으로 충격을 안겨준 브래드 피트는 코엔 형제의 신작 ‘번 애프터 리딩’에서 “망가진 내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며 바보 캐릭터에 도전했다.
‘다크 나이트’의 신기록 행진을 중단시킨 ‘트로픽 썬더’의 조커는 톰 크루즈. 전형적인 꽃미남인 그가 배불뚝이 대머리에 힙합댄스를 추는 악덕 제작자로 분한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안다.
‘예스맨’으로 돌아온 짐 캐리는 천의 얼굴다운 표정 연기로 12월 극장가를 책임질 예정. ‘매직 아워’ 역시 시도 때도 없이 폭소탄을 터트리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열연에 힘입어 개봉 2주차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브라운관에서는 신비주의를 벗어 던지고 친근함으로 무장한 스타들이 종횡무진하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8집으로 컴백한 서태지. 굴욕 CF로 망가짐을 자청한 그는 예전과 달라진 프렌들리 마케팅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 나섰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엉뚱한 유머 감각을 선보인 고현정, 카메라를 향해 꾸밈없는 성격을 드러낸 이효리, 예능 단골손님으로 변신한 비, ‘패밀리가 떴다’에 투입된 김종국 등 평소 보기 힘든 별들의 망가짐이 안방극장의 별미로 급부상했다.
이 밖에도 김현중 이승기 은지원 윤종신 이천희 등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재발견 된 스타들의 털털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광고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코믹 바람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화보]평범함 속의 감춰진 그녀의 매력 ‘과속스캔들’의 박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