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클라우드는 보컬리스트 나인, 기타리스트 용린, 베이시스트 이랑, 키보디스트 정아, 드러머 광석 등 5인조로 구성된 모던록 밴드다. 2005년 팀을 결성, 서울 홍익대 근처 클럽가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구름’을 걷어내고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왔다. 그리고 최근 2집 ‘그레이’를 발표했다.
인디 밴드로 활동하다 메이저로 옮긴 그들의 행보에 일각에서는 “변절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2집에서 만난 이들의 음악은 오히려 1집보다 더 마니아들을 위한 중독성이 강했다. 멤버들도 예전과 별반 달라진 점이 없었다.
“달라진 점이라. 시차적응…일까요?(웃음) 보통 밤 12시에 만나서 새벽 5시까지 작업을 하다가 헤어지거든요. 요즘에는 활동 때문에 아침 8시30분에 일어나야 해서 적응을 하고 있어요.(나인)”
디어클라우드는 재치있게 자신들의 변화를 말했지만 그동안 그들의 변화에 대한 일부의 비판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자신 있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건 수록곡이 모두 ‘메이드 인 디어클라우드’라는 점 때문이다.
“저희가 메이저 회사와 손잡은 건 우리 음악을 좀 더 들려주고 싶어서예요. 회사에서도 우리 음악에 손을 안 대는 걸로 했고요. 인디 1세대인 윤도현, 자우림 등도 음악은 변했지만 직접 만들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되잖아요.(나인)”
인터뷰 내내 차분히 자신들의 생각을 털어놓는 이들은 무대 위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디어클라우드는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을 맞추는 대신 음악에 심취돼 홀로 노래를 한다.
“하하. 맞아요. 저희 모두 대학교 때 무리 중에 아웃사이더들이었거든요. 다중인격에 조울증 성향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음악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보니 자기 세계에 취해있는 경우가 많아요.(나인) 저희는 관객을 안 봐요. 그래서 그런가. 관객들도 혼자 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용린)”
디어클라우드는 최근 장기하와 얼굴들, 보드카레인, 요조 등 홍대 인디씬 밴드들의 활약에 대해 “이슈는 이슈일 뿐”이라며 “그 분들이 ‘홍대’라는 캔 뚜껑을 열었다면 그 안에 들어있는 ‘음악’이 맛있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결국은 음악인 것 같아요. 음악이 좋으면 오래 갈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벌고 싶어요. 우리가 번 돈으로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나인) 한 가지 욕심을 더 부린다면 사람들이 ‘디어클라우드’하면 그런 얼굴의 밴드가 아니라 그런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광석)”
과묵한 광석의 한 마디에 멤버들은 감탄하며 “너도 멋진 말을 하는구나!”라며 장난을 쳤다. 그 모습에서 디어클라우드의 진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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