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차 견인해버리는 中 배짱녀

  • 입력 2008년 12월 12일 23시 31분


견인을 당해본 운전자들은 그것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지 잘 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시동을 켜둔 채 편의점으로 담배를 사러 간 사이에 견인을 당하기도 했다는 어느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한 누리꾼의 웃지 못할 사연에 대다수의 누리꾼들이 견인차의 ‘만행’에 공감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사실 인터넷상에서는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항상 따라오는 것이 ‘응징의 방법’이다. 무례한 주차 예절에 가해놓은 ‘응징’은 그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에 효과가 좋다.

그렇다면 모든 누리꾼들을 억울(?)하게 만드는 견인차에 대한 ‘응징’은 뭐가 좋을까? 다소 당돌한 발상에 대한 해답을 몸소 보여준 여성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 벌어진 이 영상은 SUV 차량의 여성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을 견인해 가려는 것을 발견하고 견인차 운전자와 실랑이(작은 사진)를 벌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견인차 운전자는 한번 엮은 차량은 꼭 가져가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러자 결국 이 여성은 화가 났는지 뒷바퀴가 들린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기어코 견인차를 끌고 가버리는 상황(큰 사진)이 연출됐다. 맘놓고 있던 견인차 운전자는 있을 수 없는 상황에 여성 운전자의 차량을 부랴부랴 쫓아가게 된 것이다. 유튜브에서 ‘Shanghai Lady(상하이 레이디)’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은 전세계 누리꾼들이 보느라 58만이 넘은 조회수에 3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인기다.

국내 누리꾼들은 “설마설마 했는데 상하이 여성의 판단을 보고 정말 유쾌 상쾌 통쾌했다”면서 “진짜 저런 상황을 당하면 누구나 저 여성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속 시원하다”며 대리만족해 했다. “묵은 갈증이 쑥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그러나 해외 누리꾼들을 포함한 국내 일부 누리꾼들은 영상으로 인해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부작용을 걱정하기도 했다. 또한 포착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에 의심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그러자 자동차 마니아들은 “저 영상은 AWD 차량임을 홍보하는 것 같다. 더구나 운전자를 여성으로 설정한 것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듯 보인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AWD는 All Wheel Drive의 약자로 ‘풀타임 4륜구동’이라고도 하며 항상 4바퀴에 구동력이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뒷바퀴가 들렸음에도 앞바퀴만으로 운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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