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의 고액 출연료 논란이 최근 방송계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깊은 불황과 맞물려 수면 위로 떠오른 몸값 논란의 중심에는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이른바 ‘한류스타’가 자리잡고 있다.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출연료가 지상파 방송 3사를 비롯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 유관 단체들에 의해 소문이 아닌 사실로 밝혀지면서 명단에 오른 톱스타들은 비판과 동시에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액 출연료의 수치에 압도된 상황에서 ‘과연 이들이 받은 만큼 제 몫을 했느냐’의 문제를 새롭게 따져볼 필요도 있다.
스타의 개런티를 가늠하는 기준으로는 대중적 인기와 시장 영향력을 꼽을 수 있다. 이를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한다면, 출연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과 이른바 ‘이름값’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해외 판권료로 치환할 수도 있다.
먼저 시청률이다. 현재까지 인기 드라마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치는 20%대. 배용준을 비롯해 권상우, 박용하, 이준기, 박신양, 송승헌 등 올 한 해 안방극장에 드라마를 선보인 정상의 한류스타 6인이 거둔 평균 시청률은 19.7%다.
한류스타 6인의 드라마 중 20%대를 넘긴 드라마가 4개나 됐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배용준의 MBC ‘태왕사신기’는 전국 평균 시청률 29.4%, 송승헌의 MBC ‘에덴의 동쪽’은 23.7%를 각각 기록했다.
차세대 한류스타로 꼽히는 이준기의 SBS ‘일지매’도 23.1%, 또 다른 한류스타 박용하의 SBS ‘온에어’ 역시 20.7%로 인기 드라마의 반열에 올랐다.
올 한 해 방영된 무려 100여편에 육박하는 드라마 가운데 20%대를 넘긴 작품은 단 14개였다. 볼거리가 많아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진 드라마 시장에서 결국 한류스타는 비교적 제 몫을 한 셈이다.
비약적인 스타 몸값 상승의 배경에는 한류 열풍에 기대 드라마가 해외에 수출될 수 있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스타 6인이 주인공으로 나선 드라마는 어떨까.
한류의 메카로 불리는 일본을 기준으로 이들이 거둬들인 회당 평균 수출가는 9716만원. 구체적으로 배용준의 ‘태왕사신기’는 회당 2억800만원에 일본 AVEX와 NHK에 판매됐으며, 송승헌의 ‘에덴의 동쪽’의 경우, 현지 콘텐츠 업체인 디지털테크에 회당 1억원씩 팔렸다.
그런가 하면 중국, 대만 등 중화권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이준기의 SBS ‘일지매’는 회당 평균 4030만원의 수출가로 현지 방송사에 판매되기도 했다.
한류스타 6인이 가져간 회당 평균 출연료는 7250만원. 많게는 2억5000만원부터 적게는 2500만원까지 다양하지만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 근소한 차이만 있을 뿐 ‘받은 만큼 파는 데도 일조한 부분이 분명 있음’을 보여준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아래 그래픽 참조]
[화보]송승헌·권상우·송일국·박신양 브라운관 달군 한류스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