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고 송’ 작사자 카피라이터 이주훈=광고 문구를 고민하다가 치킨집에 들어갔는데 주인아저씨가 벽에 조그만 종이를 붙여놓고 일하고 계셨다. 일명 ‘되고 법칙’이라고, ‘돈이 없으면 벌면 되고, 세상을 여유롭게 살고 싶으면 이해하고 배려하면 되고…’ 등의 내용이었다. 이거다 싶어 ‘∼하면 되고’라는 운율에 맞춰 노래를 만들면 개사하거나 손수제작물(UCC)을 만들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있지 않나. 모든 사람의 소망일 것이다.”
▽‘…뿐이고’ 개그맨 안상태=처음 ‘어색극단’ 코너에서는 반응이 별로 없었는데 제작진이 기자 콘셉트를 살려보자고 했다. “집에 왔는데 난 열쇠 없고, 엄마는 놀러 나갔을 뿐이고, 앞으로 한 시간은 기다려야 되고, 엄마 밉고….”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볼 때 유행하는구나 싶다. 힘든 경제 상황에서 하소연할 일은 많지만 실제로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것이 무안할 때가 많지 않나. 난 열심히 곗돈 부었을 뿐인데, 계주가 도망가면 어쩌겠나. 소감? “난 올해 행복하고, 내년에도 행복하고 싶을 뿐이고, 그런데 내년까지는 못 갈 것 같고.”
▽‘신상녀’의 서인영=쇼핑을 좋아한다. 각본이 없는 프로그램이라 평소 내 말투 그대로 썼을 뿐이다. 하고 싶은 대로 했는데 유행이 되다니…. 아무래도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 것 같다. 자신이 갖고 싶은 걸 당당히 소비하고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경제도 어려운데 ‘신상녀’라는 말에 갇혀 개념 없이 소비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달인’의 개그맨 김병만=‘달인’으로 유명해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회의를 거쳤는지,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시청자들이 ‘달인’에 열광하는 건 황당한 허풍을 늘어놓으면서도 본인은 엄청 진지한 상황의 ‘충돌’이 아닐지. 그런 달인이 귀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그런 게 아닐지.
▽‘똥덩어리!’ ‘베토벤 바이러스’ 이재규 PD=대본 초고에서 처음 ‘똥덩어리’라는 단어를 봤을 때는 ‘과하지 않나’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강마에 캐릭터에 아주 적절한 단어였다. 정희연 역을 맡은 배우 송옥숙 씨는 이 말을 듣고 극중 상황인데도 기분이 정말로 나빴다고 말했다. 강마에가 보통 사람들은 평소에 하지 못하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준 것 같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