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져 있던 영화 ‘쌍화점’이 마침내 공개됐다.
16일 오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쌍화점’(감독 유하·제작 오퍼스픽쳐스)는 2008년 들어 표현이 굉장히 대담스러워지고 있는 한국 영화의 현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2000년대 들어 성에 관한 묘사에 있어 금기를 조금씩 깨온 한국영화는 올해 ‘미인도’로 다시 높은 수위를 담은 표현의 불길을 댕긴 뒤였다.
‘쌍화점’에서 관심을 끈 것은 극중 왕인 주진모와 호위무사 조인성이 연기한 동성 정사 장면. 이번 시사에서 보여준 모습은 2001년 영화 ‘로드무비’ 이후 가장 파격적인 영상이라 할 만하다. 두 배우의 동성 정사신은 격정적인 입맞춤과 애무로 표현됐다. 두 사람 모두 CF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은 톱스타라는 점에서 이들의 대담한 연기 도전은 더욱 많은 눈길을 끌었다.
왕후 송지효와 조인성이 연기한 다섯 차례의 정사 장면 역시 한국 상업영화로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높은 수위를 드러냈다. 두 배우의 러브신 역시 극장 상영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아낌없는 노출 연기를 통해 영화의 감성을 전달했다.
유하 감독은 이날 이 같은 표현 등에 대해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분명히 상업적 고려를 한 부분도 있다. 생각 같아서는 과거 논란이 됐던 일본 영화 ‘감각의 제국’의 표현 수위 이상 찍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한국의 문화적 엄숙주의가 워낙 강하다고 생각해 수위를 조절했다”며 “영화 속 장면이 파격적으로 보인다면 지금까지 한국영화(속 표현이) 그 만큼 보수적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여배우로서 격정적인 정사를 소화해낸 송지효는 시사회 후 기자 간담회에서 “정사신은 감정의 흐름에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 제 몸의 일부분이 얼마만큼 나오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쌍화점’은 원나라의 지배 아래 놓인 고려시대, 왕과 그 호위무사 그리고 왕후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 이야기다. 31일 개봉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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