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솔로 1집을 발표한 김경록은 평소 발랄, 쾌활, 명랑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말수는 줄어있었다. 특유의 환한 미소도 보기 어려웠다.
“발라드를 선택한 건 원래 성격이 내성적인 것도 있고요. 제가 원래 신승훈, 김동률 선배와 같은 음악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그의 노래 ‘이젠 남이야’는 ‘우리 사랑해선 안 됐어야해 우리/우리 사랑해서 안됐어야 돼 우리/우리 이젠 남이야/남보다 더 못한 사이야(중략)’ 등 노랫말에 이별의 아픔을 담은 발라드다. 애절한 보컬과 멜로디가 남자판 ‘사랑 안 해’를 연상시킨다.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음반 제작이 중단된 적도 있고요. 수록곡 중에 발라드가 많아서 싱글이나 미니 앨범으로 대체될 뻔하기도 했죠. 10곡 모두 녹음을 마친 상태에서 방향이 꼬이면서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솔로 음반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를 지탱해준 건 역시나 V.O.S의 멤버 박지헌과 최현준이었다. 최현준은 자신이 작곡한 ‘네버 세이 굿바이’를 김경록에게 주며 “이제 너의 차례인 것 같다”며 막내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박지헌은 “네가 잘 돼야 내년 행사가 많이 들어온다”는 농담으로 격려를 했다.
“지헌이 형이 ‘보고 싶은 날엔’으로 정말 잘 됐잖아요. V.O.S도 많이 사랑을 받아서 부담감이 커요. 막내한테 투자를 가장 많이 했는데(웃음) 잘 되면 좋겠죠.”
김경록은 솔로 앨범으로 대박이 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순위가 음악을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 김범수 씨 노래가 음원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다 따라 부르잖아요. 저는 딱 그 정도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
한때 예능프로그램에서 ‘땡벌’을 감칠 맛나게 부르면서 예능계의 다크호스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는 그 이미지를 잊어달라고 했다.
“이번 음반도 트로트를 부를 뻔 했어요.(웃음) 곡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대중에 각인된 이미지라는 게 참 무섭더라고요. 물론 많은 사랑을 받는 건 기쁜 일이었지만 저는 노래하는 김경록으로 살고 싶어요.”
김경록은 간절한 눈빛으로 ‘가수’라는 말을 몇 번이고 더 되뇌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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