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日 콘서트서 뜨거운 눈물

  • 입력 2008년 12월 19일 09시 43분


18일 오후 일본 도쿄 도쿄돔시티 JCB홀.

강렬한 하드록 스타일로 새롭게 편곡한 ‘아임 히어’와 ‘범프!’로 공연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이민우는 “2008년은 좋지 않은 일도 있었지만 팬 여러분들로 인해 힘을 얻는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마지막 코멘트를 한 후 상체를 크게 숙여 긴 인사를 했다. 관객은 따뜻한 박수로 이민우의 감사표시에 화답했다. 하지만 이민우는 머리를 다시 들지 못했다. 1분이 지나 겨우 얼굴을 든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 돼있었다.

애써 눈물을 참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이민우는 공연 마지막 곡 ‘라스트 퍼스트 키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민우는 이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라스트 퍼스트 키스’ 전주가 흐르자 객석을 가든 메운 3500명의 관객이 일제히 ‘포에버’라고 새겨진 작은 플래카드를 두 손 높이 들어 펼쳤고, 이민우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반주는 계속 이어졌지만, 감격에 북받친 이민우는 무대 좌우를 오가며 마이크를 관객으로 향하게 했다가, 고개를 숙였다를 반복할 뿐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그러다 한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한동안 눈물을 훔치던 이민우는 마지막 소절에서야 겨우 노래를 할 수 있었다.

이민우는 젖은 눈으로 “오늘은 내 생애 있어 가장 멋진 날이었다. 그동안 좋지 않은 일도 있어 마음이 아팠지만, 오늘 너무 기분이 좋다. 새해 또 여러분들 멋지게 찾아오겠다”고 인사했다. 관객의 긴 환호와 박수 속에 무대 뒤로 사라진 이민우는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백 투 더 펑크’ ‘플레이 마이 송’를 부르며 2시간 30분간 이어진 공연을 모두 마쳤다.

이민우는 공연 막바지, 감격의 눈물로 관객을 울렸지만, 이민우의 공연은 즐거운 ‘쇼’ 한 편이었다.

공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즐거운 쇼를 보여주겠다”고 했던 이민우는 공연동안 피아노 치는 로맨틱 가이로, 또 매혹적인 춤을 추는 섹시가이로, 유쾌한 웃음을 주는 센스가이로, 하드한 록 비트에 맞춰 열정을 쏟아내는 터프가이로 변신을 거듭하며 유쾌한 웃음과 감동이 버무려진 쇼를 완성했다.

‘쇼’의 시작은 경쾌했다. 깔끔한 하얀 정장에 중절모를 쓰고 무대에 오른 이민우는 흥겨운 느낌의 ‘윙크쇼’ ‘허니 꼬시기’ 등을 부르자 관객들은 오렌지색 형광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더 엠 스타일’을 통해 가볍게 몸을 푼 이민우는 애절한 느낌의 ‘신기루’와 ‘비야’를 부르며 관객들에게 아늑한 감정에 휩싸이게 했다. 하지만 피아노를 치며 ‘원 라스트 크라이’를 들려줘 이내 공연장을 로맨틱하고 달콤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성탄절을 감안해 부른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보너스.

‘프리티 걸’ 순서에는 여성관객을 무대로 올려 다소 진한 애정표현을 하며 다른 여성관객들의 질투심을 유발하는 짓궂은 모습도 보였다. 느린 템포의 ‘아이 엠 유’를 부르면서는 원더걸스의 ‘노바디’춤을 추면서 웃음을 유발했고, 또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얻는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까지 흉내 내면서 관객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가면무도회’와 ‘라 노체 보니타’에서는 섹시한 무희들과 어울리며 매혹적인 무대를 보여줘 객석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민우는 카페 분위기를 낸 무대에서 마이크스탠드를 이용해 몸을 흐느적거리는 섹시한 춤으로 섹시가이의 매력을 발산하자 관객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민우가 이렇게 다양한 컨셉트로 23곡을 부르며 자신이 가진 모든 매력을 뽐낸 2시간 30분은 10년차 가수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공연 후 만난 이민우는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이 있기에 내가 여기까지 왔다”면서 “팬들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날 사랑해 주는 그 분들의 마음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이날 공연에 앞서 1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벌여 3000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4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세 번째 일본 공연에 나선 이민우는 17·18일 이틀간의 공연에서 모두 6500명을 동원했다.

이민우는 내년엔 아시아 투어를 벌일 계획이다. 우선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5개 국가에서의 콘서트를 추진중이다. 내년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새 음반과 함께 국내에서도 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이민우는 일본에서 20·21일 팬들과 함께 1박2일의 ‘팬 캠프’를 진행한 후 22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도쿄 |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제공 ㅣ 탑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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