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은 23일 오후 5시 20분부터 열린 ‘류시원 2008 라이브 인 도쿄돔:크리스마스 포유’ 공연에서 3시간 20분에 걸친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2008년 공연으로 쉼 없이 달려온 마지막 인사를 전하면서 팬들의 환호에 감격, 눈물을 흘렸다. 이날 그가 흘린 눈물은 도쿄돔에 섰다는 감격의 눈물이 아닌, 팬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지 못한 자책 섞인 미안함이었다.
류시원은 최근 30회에 걸친 일본 전국투어로 인한 피로 누적과 감기로 인해 이날 최고의 컨디션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올랐다. 전국투어 공연으로 인해 허리 디스크와 다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이날 한국에서 공수해온 진통제를 먹으며 무대에 섰다.
류시원은 공연 도중 작은 실수를 했을 때는 트레이드마크인 보조개를 드러내며 웃었지만, 공연을 끝낸 후 팬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몸 관리를 못한 내 잘못이다”라는 말로 거듭 사과했다.
이날 도쿄돔은 오렌지색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1층과 2층까지 빽빽히 들어선 관객들이 “류시원”을 외칠 때마다 1만 4000평의 에어돔은 뜨겁게 부풀어 올랐다. 팬들의 열광에 통증을 참고 도쿄돔에 길게 마련된 300m의 무대를 뛰어다니며 관객과 완벽하게 호흡했다.
공연의 첫 순서인 1부가 시작되는 조명이 켜지자, 팬들은 조용히 기대에 가득찬 표정으로 야광봉을 흔들어댔다. 류시원은 애칭인 ‘아시아의 프린스’답게 동화 속에서 갓 나온 왕자님 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다. ‘포에버’에 이어 ‘도쿄타워’등 7곡의 노래를 잇달아 불렀다. 류시원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를 할 때면 “오빠” “류시원” “사랑해요”등 서툰 한국어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사랑을 테마로 한 2부에는 정열적인 빨간색 재킷을 입고 나와 키스신까지 연출하며 팬들을 자극하며 일본 그룹 튜브의 마에다 노부테루가 작사한 ‘온리 원’과 ‘아이오 구다사이(사랑을 주세요)’ ‘아이시떼루(사랑해요)’를 차례로 불렀다.
콘서트는 106명의 오케스트라로 장관을 이룬 3부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과 작업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 ‘위드 유’에서는 류시원의 생일(10월6일)을 상징하는 106명의 오케스트라 협연이 이어졌다.
4부에서는 6곡의 댄스곡으로 엮은 메들리 부분이 압권이었다. 파워풀한 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열광했다. 조용하고 작은 손동작 정도의 댄스에도 10대 여학생부터 60대 할머니까지 일본 팬들은 환호했다.
소곤대는 그의 말투에 더 귀기울기 위해 숨죽였고, 크지 않은 동작을 더 자세히 보기위해 자리에 앉지 못했다. 열광하던 60대 할머니 팬 한명은 결국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 장에서 만난 가와다 세이스코(53)씨는 오렌지 색 티셔츠에다, 같은 색 머리띠까지 착용한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나는 진정한 류시원의 팬”이라며 “한국에 가지말고 일본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공연장 밖에서 전시 판매된 화보집, 문구류 등 10여종의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NHK, 후지TV, 니혼TV,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 50여개의 일본 매체의 취재경쟁도 뜨거웠다.
도쿄|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제공|알스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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