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열전’ 시리즈를 진행하며 조재현 씨에게서 기자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떠오르는 작품을 말해주면 그는 연출자와 배우가 누구인지 꼼꼼하게 메모했다.
이 시리즈를 위해 다른 배우들을 인터뷰해온 조 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현재 연극 ‘민들레 바람 되어’에 출연하고 있다.
―일 욕심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연극열전 2’를 진행하고 드라마 ‘뉴 하트’와 영화 ‘마린보이’ 촬영에 연극 출연까지….
“몰랐는데 듣고 보니….(웃음) 정신없어 보였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연극열전 구상은 꼭 책상에 앉아서 해야 하나? 부산에서 촬영할 때 제트스키 타고 놀면서도 하고, 맥주를 마시다가 문자메시지를 보내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빡빡해 보일 뿐이다.”
○ ‘연극열전 2’ 스타출연은 관객에 대한 보너스
―‘연극열전 2’는 흥행에 성공했으나 일각에서는 상업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첫 주자였던 ‘서툰 사람들’과 ‘늘근 도둑 이야기’를 두고 ‘연극열전 2’ 전체를 상업적 코미디로 비판하는 것 같다. ‘블랙 버드’ ‘라이프 인 더 시어터’처럼 작품성 있는 초연작들도 공연했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한다.”
―인기 연예인 캐스팅이 특히 지적을 받았다.
“인기 배우들의 연기를 무대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면 관객들에게 보너스라고 생각했다. 단지 ‘등심’에 만족하던 관객들이 이제는 ‘꽃등심’을 제공해야 올 것 같아 고민이다. ‘연극열전’의 종착지는 연극배우만으로 꾸려지는 것이다.”
○ 이순재-나문희 씨 등 엄청난 연습 감명
―‘배우 열전’을 진행하며 인상적인 배우는 누구였나.
“하루에 몇 번씩 조선 왕, 미국 역대 대통령, 일본 현의 이름을 외운다는 이순재 선생님과 영화에서 번 돈을 10년째 극단에 투자하면서 ‘당연하다’고 말한 오달수 씨가 인상적이었다.”
―배우 조재현 씨는 어떤 배우인가?
“배우는 두 종류가 있다. 타고난 배우거나 노력하는 배우다. 나문희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는 솔직히 내가 타고난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타고난 배우라고 생각했던 그분이 ‘관객의 시간을 뺏을 때는 책임질 자세가 되어야 한다’며 연습을 강조하는 걸 보고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노력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올해만큼 바쁜가.
“5월까지는 연극 작품에 계속 출연한다. 2010년 1월 오를 ‘연극열전 3’ 준비도 해야 한다. 출연하기로 한 ‘연극열전 3’의 ‘에쿠우스’ 연습도 해야 한다.”
연극 ‘민들레…’는 2009년 1월 25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2만5000∼3만5000원. 02-741-3391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조재현 씨는…
△1965년 6월 30일 서울 출생
△1989년 KBS 13기로 데뷔
△연극 ‘에쿠우스’ ‘경숙이 경숙아버지’, 드라마 ‘피아노’ ‘눈사람’, 영화 ‘나쁜 남자’ ‘한반도’ ‘천년학’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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