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인공들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그리고 ‘괴물’의 봉준호 감독.
이들은 현재 해외에서 가장 주목하는 한국의 스타 감독들. 모두 미국과 중국, 일본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단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허진호 감독은 최근 재중동포 록가수이자 감독인 최건, 홍콩의 프루트 챈과 함께 내년에 개봉하는 ‘사랑해 청두’에 참여키로 했다. 5월 대지진으로 인해 7만명이 희생된 재난에 휩싸인 청두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허 감독은 이를 위해 최근 청두를 방문하고 왔다. 그는 “중국이나 한국의 배우를 캐스팅해 영화를 완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봉준호 감독은 10월 말 개봉한 영화 ‘도쿄!’에 참여했다. 세계적인 거장 레오 까락스, 미셸 공드리 감독과 함께 일본의 수도 도쿄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봉 감독은 일본의 청춘스타 아오이 유우를 기용, ‘흔들리는 도쿄’ 편에서 ‘히키코모리’의 일상을 세밀한 영상에 담아내 호평받았다.
이처럼 한국영화 감독들의 해외 단편 프로젝트 참여는 이들의 명성과 영화적 감성에 기댄 해외 시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일정한 스토리 컨셉트에 따라 비교적 상업적 성공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감수성을 펼칠 수도 있다.
충무로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동작업들이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앞선 일종의 전초전 격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섣부른 해외 진출로 인한 리스크를 안기보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씩 해외 시장에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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