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119’ 돌아온 케이윌 “지하철 탔더니 날 보고 대성이라네”

  • 입력 2008년 12월 29일 07시 52분


“난 얼굴보다 노래가 더 먹혀”…컴백무대 1위 후보 기염

케이윌의 수식어는 화려하다.

‘참여하는 곡마다 음원차트 10위권 진입, 박진영-동방신기-MC몽 등이 인정한 가수, 인터넷동호회 ‘소울리스트’ 출신 실력파 보컬, ‘러브119’ 각종 음원차트 석권 등.’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뛰어난 가창력, 범상치 않은 경력까지 3박자를 두루 갖췄지만 그는 아직도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빅뱅의 대성과 닮아서 자신의 얼굴도 이제 ‘대세’가 됐다고 말하는 유쾌한 남자 케이윌. 싱글 ‘러브119’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 그를 만났다.

“원래 닮은꼴은 황정민 씨였어요. 영화 ‘너는 내 운명’이 흥행에 성공했을 때 전화 많이 받았죠. 이제는 대성이라네요.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으려 했는데 지하철을 탔더니 여고생 5∼6명이 뒤에서 ‘대성 아니야?’라고 수군거리던데요.(웃음) 정말 닮았나요?”

케이윌은 ‘대성과 닮은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며 웃어보였다. 그 웃음 뒤에는 예전과 다르게 여유가 묻어났다.

방시혁 프로듀서에 발탁돼 연습생으로 살아온 지 5년. 케이윌은 박진영의 ‘왼쪽 가슴’으로 데뷔하자마자 2007년 방송PD 및 작가들이 뽑은 기대주에 이름을 올렸다. 주변의 기대를 무겁게 짊어지고 ‘러브 119’로 돌아왔지만 그는 오히려 들뜬 모습이었다.

“잘 될 거라고 예상을 못 했어요. 싱글이기도 하고 기존에 했던 음악과 달라서 어색하면 어떻게 할까 고민했죠. 사실 ‘러브 119’는 굉장히 밝은 곡이었는데요. MC몽 형의 감각적인 랩과 제 서정적인 느낌이 모여서 한국적인 노래로 다시 태어났어요.”

‘러브 119’는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했다. 음악프로그램 컴백 무대에서 1위 후보에 오르는 행복함도 맛봤다.

가이드(신곡에 가사를 붙이기 위해 허밍이나 의미 없는 단어로 감정을 넣어 부르는 노래) 보컬로 살면서 집 앞 중랑천 다리 밑에서 노래하고, 차가 다니지 않는 넓은 8차선 아스팔트 위에서 노래했던 삶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무명’이라는 건 힘든 거예요. 그런데 그 시절이 정말 바빴어요. 군대도 다녀왔고요.(웃음) 코러스 세션으로 활동했고, 앨범 디렉팅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아카펠라 팀을 꾸려서 홍대나 대학로에서 공연하기도 했고요.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케이윌은 당시 경험 덕분에 만능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빌리면 “공연 기획도 되고, 랩도 되고, 비트 박스도 되고, 춤도 되는” 팔방미인이다.

공연 이야기를 하면 눈을 반짝이는 케이윌에게 물었다. “왜 지하철을 타느냐“고. 신인이라고 해도 TV를 통해 얼굴이 나오기 시작하면 대중교통 이용은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편해서요.(웃음) 흉이 될 것도 없고요. 자가용으로 가다가 교통 체증에 시달리면 지각할 수도 있잖아요. 제가 가다가 침만 뱉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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