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종 매체에서는 그의 대사 “난∼ 뿐이고”를 올해 유행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정작 주인공인 그는 “코너를 7번 옮겨 다니면서 이 캐릭터로 개그를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008 유행어로 꼽힐지는 정말 몰랐죠”라며 머쓱해 했다.
사실 ‘난 뿐이고’가 퍼질 때까지는 수차례의 수정 작업이 있었다. ‘어색극단’에서 시작해 ‘뜬금뉴스’를 거쳐 지금의 ‘봉숭아학당’까지 7개의 코너를 옮겨 다녔고, 그로 인해 동료들로부터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코너를 옮길 때마다 주변 멤버들은 얼마나 나가 떨어졌겠어요. 처음 ‘어색극단’을 같이 한 후배 안일권은 제가 빠지니 코너를 유지할 수 없게 됐어요. 캐릭터를 같이 만들어준 선후배들에게 미안할 뿐이죠.”
2004년 KBS 공채로 데뷔한 안상태는 그 해 ‘안어벙’ 캐릭터로 신인 개그맨상을 받으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4년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한 번의 흥망성쇠를 거친 만큼 두 번째 기회는 더없이 소중하고 조심스럽다.
“데뷔하자마자 뜨니 너무 바빴고 정신적으로 멍한 공황상태가 왔어요. 소속사 문제로 복잡한 일이 생겼고, 그 때문에 방송 활동에 제약도 받았죠.
데뷔직후 결혼에 속도위반으로 아기도 일찍 낳아 어깨는 무거워졌는데 쉽게 복귀가 안돼 답답했죠. 지금은 혼자 활동하면서 아이디어 회의에만 주력하고픈 생각이에요.”
다시 찾아온 기회는 무엇보다도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도록 도와줬다. “‘안어벙’, ‘안상순’, ‘누렁이’ 캐릭터를 거치면서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에서 ‘너 이제 뭘 하려고 하느냐’고 걱정했죠. 이젠 ‘난 또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높아진 인기 덕에 얼마 전부터 숙취 음료 광고모델로 CF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광고 제안이 왔을 때 ‘떴다’를 실감했다”는 그는 “‘난 대출을 받고 싶을 뿐이고’, ‘난 오늘 뜨거운 밤 보내고 싶을 뿐이고’라는 각종 스팸 문자와 ‘뿐이고’로 이어진 인터넷 댓글을 발견할 때 인기를 느낀다”고 웃었다.
4살배기 아들을 보면 살아갈 힘을 더 얻는다는 그는 마지막 말을 이렇게 장식했다.“난∼∼ 가장이 되니 생활력이 더 세질 뿐이고∼. 포기할 수 없을 뿐이고∼.”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난 가장이니까 끈질길 뿐이고” 안상태의 활력넘치는 표정속으로
[관련기사]‘개콘’ 시청률 승승장구…23.9%로 2008년 마감
[관련기사]날개 단 ‘개콘’ 시청률 고공행진…“누가 그랬을까?”
[관련기사]‘대빡이’ 김대범 “내 웃음철학은 실천하는 개그”